미인 감별사

by 신성규

사람들은 내 미감이 괴이하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는 전통적인 미인에게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이 정해놓은 아름다움의 공식 안에 있다.

대칭적이고, 균형 잡히고, 완벽한 비율.

그러나 내 눈은 그 공식에 관심이 없다.

나는 그 안에 갇힌 미를 보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그 틀에서 삐져나온 것들이다.

조금은 비틀리고, 조금은 기묘하며,

때론 불편하고 낯선 얼굴들.

그 속에는 고민과 고독, 우수에 찬 눈빛이 숨 쉰다.


그 눈빛은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인 깊이로 파고든다.

단순히 외형을 넘어

내면의 소용돌이와 상처,

끊임없이 자신을 마주하는 고독이 겹겹이 쌓여 있다.


전통 미인은 완성된 조각품 같다.

매끈하고, 다듬어져, 누구나 인정할 만한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겐 너무 정형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허무하다.


내 눈은 거기서 벗어난다.

괴이한 아름다움, 예상 밖의 곡선,

숨겨진 감정의 그림자,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우수와 고뇌.

그것이야말로 내게 진짜 ‘아름다움’이다.


그래서 나는 이상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내가 ‘예쁘다’고 느끼는 기준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것과 다르다.

하지만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미는 다수의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개인의 심연에서 솟아나는 감각의 파동이다.

내 눈빛이 고민과 고독을 담듯,

내 시선도 그 깊이를 따라가며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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