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미술 작품을 보면
이 사람, 혹시 분열증 환자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붓질 하나하나가 갈라진 자아처럼 보이고,
색채는 하나로 합쳐지지 못한 울음처럼
캔버스를 헤매고 있다.
왜 인간은 이렇게 분열된 그림을 보면서
오히려 아름다움을 느낄까?
왜 우리는 이토록 불완전한 조각들 속에서
자꾸만 눈을 떼지 못하는 걸까?
어쩌면 그것은
내 안에도 그 분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매일같이
내 안에서 나를 쪼개고,
하나로 합치지 못한 감정들을
구겨 넣은 채 살아간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울거나 분노하거나,
혹은 텅 빈 공간 속을 떠돌고 있다.
그 복잡한 내면을
미술가들은
색과 선으로, 질감과 빛으로
적나라하게 꺼내놓는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그림 앞에서
나를 본다.
나도 저토록 분열되어 있었구나,
나는 결코 하나로 이어지지 못한 존재구나.
그 깨달음이
어쩐지 나를 위로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아픔과 불안과 허무가
한 번에 뒤섞인 그것.
그게 바로 인간이고,
그게 바로 예술이니까.
예술가들은 그래서
병든 사람들 같다.
그들은 멀쩡한 가면을 벗어던지고
내면의 광기를,
분열된 마음을,
숨김없이 세상에 펼쳐 보인다.
그 용기, 혹은 그 미친 고통.
그게 바로 예술이다.
나도 행복할 때는
예술이 나오질 않는다.
나는 완벽하게 하나로 봉합된 기분일 때
시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마음이 찢어지고
세상과 나 사이가 갈라질 때
그제야 무언가 튀어나온다.
이상하다.
아름다움은 왜 고통 속에서만 피어나는 걸까?
나는 앞으로도 계속
분열된 그림 앞에서
내 분열을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예술은 병이고,
그 병은 내 안에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