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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 Jul 20. 2020

19살에 300만 원 들고 캐나다로 왔다 #6

그리고 이민에 성공했다 #6




#6 아르바이트


밥보 한식당에 처음 갔을 때 웨이트리스 한인분 한테 이런 아르바이트 자리는 어디서 찾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캐스모"라고 하는 대형 다음 카페가 있었고 토론토 한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형 커뮤니티였다. 이 외에도 한겨레, 중앙일보 등 한식당이나 한인마트 앞에 비치된 신문을 통해서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추세로 보였다. 


첫 번째로 면접을 본 곳은 핀치 지역에도 손꼽히는 크기의 대형 한식당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피자집, 전단지 등 알바를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면접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고,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캐나다 초보 티를 냈던 걸까? 하지 말아야 할 질문을 하고 말았다.


하루에 팁은 얼마 나와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팁 문화가 활성화돼있고 실제로 서빙하는 직업들은 팁으로 버는 돈이 상당하다고 항상 미디어와 지인을 통해 전해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형 한식당에서는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대답하기 곤란해하는 사장님의 표정을 보고 "아 망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 뒤로 연락은 오지 않았다.




두 번째로 면접을 본 곳은 닭갈비집 디시 워셔일 이였다. 서빙을 못하면 뭐 어떠랴, 두배로 일한다는 생각에 급한 대로 모두가 기피하는 설거지일 면접을 봤고 합격했다. 이 기쁜 일을 주위 사람들께 알렸다. 이제 한동안 돈걱정은 안 할 생각에 기쁨에 빠져있는 것도 잠시였다. 옆방 룸메이트형이 그 닭갈비집 사장님은 악덕 사장으로 유명하고, 폭언을 일삼고 무엇보다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이 얘기를 같이 들은 아내의 만류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포기했다.


그렇게 점 점 줄어드는 통장잔고를 보며 허리끈을 졸라매고 있는데, 아내한테서 연락이 왔다. 바로 집 앞에 술집 창문에 웨이터 구인공고를 봤다고 사진을 같이 보내줬고, 나는 바로 전화했다. 좋은 면접 분위기에 바로 다음날부터 일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나의 캐나다 정착에 아주 큰 기여를 한, 기쁨과 눈물범벅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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