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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보물, 선물

by 빛나다

나의 행운은 첫째 아이입니다.


태아일 때 폐수종으로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퇴원하고서는 무호흡증으로

제 손으로 직접

응급처치를 해

호흡이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걸

세 번째 했을 때

나는 내게 올 수 있는

모든 행운을

아이에게 쏟았거든요.

그래서 나는

아이 말고는

행운을 절대 바라지 않습니다.


나의 보물은 둘째 아이입니다.


첫째 아이를 낳은 후

가족들은 제가 둘째를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가 아팠으니

둘째는 엄두도 못 낸다고

여긴 거죠.

통실통실 귀여운

둘째 아이는

사랑을 줄줄 알고,

받을 줄도 아는

사랑덩이입니다.

팔에 매달려 동그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

너무 귀해서

항상 곁에 두고 싶을 정도입니다.


나의 선물은 반려견 구름이 입니다.


어릴 적 동네 개한테 물려

성인이 되어서도

강아지조차 무서워하던 나는

둘째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구름 이를 데리고 왔는데,

처음엔 다가가기가 어려웠던

구름이는

원체 사람을 좋아하는 강아지인지

저만 보면 안아달라 하고

곁에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퇴근을 하고

현관문을 열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눈빛으로 애절하게

꼬리를 흔드는 걸 보면

종일 쌓여있던 피로가

그대로 녹아내립니다.

꼭 선물을 받고 기분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남편은 저의 무엇일까요?

(생각 좀 하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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