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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이Noni Mar 11. 2022

내 마음을 치유해 준 제주도의 고양이들

육지냥 못지않게 귀여운 섬냥이들과 제가 그린 냥이 그림 보러오세요♡

성인이 된 후 발병한 심각한 비염과 동물털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제게 고양이그림의 떡이자 환상속의 그대입니다. 고양이에 미쳤지만 충직한 집사가 될 수 없는 가여운 여자의 삶도 때로는 길냥이 덕분에 불꽃놀이를 볼때처럼 기쁨이 팡팡 터집니다.


길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마음에서 불꽃놀이 하듯
기쁨이 터져요

행복의 과즙이
가슴에서
팡팡 터져요


자유롭게 누워서 조물조물 털 찹쌀떡 손질하는 오동통 냥

작년 늦가을 생애 처음 제주도 땅을 밟고 정착하기에 앞서 한달살기를 시작한 제게 생긴 첫 제주도 친구는 이 하얀 고양이였어요. 매일 다니던 도서관 근처 한적한 길목에서 기분좋은 첫 만남을 갖고 거의 매일 만나게 된 흰둥이는 부르면 개처럼 달려와서 냐- 냐- 쉴새없이 말을 거는 붙임성 최고의 고양이랍니다.

그루밍하는 모습의 흰둥이. 배에 난 털을 열심히 입으로 손질 중이예요. 힘들어 보이는 포즈지만 제일 귀엽고 사람같아서 웃깁니다. 고양이 유전자의 90%가 인간과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듯이 고양이는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고 지능이 개보다 높을만큼 똑똑합니다.

다른 각도로 봐도 귀엽습니다.

쭉 뻗은 두 다리가 너무너무 귀여워요. 우리 이쁜 하얀냥이 키 크라고 쭉쭉 잡아당기고 싶어집니다.

나를 불렀냥? 가고 있으니 기다리라옹.

멀리서라도 부르면 어김없이 달려와 발라당 드러누워 애교 부리는 흰둥이. 뜨내기 집사의 마성의 손길을 기다리며 갖은 귀여운 짓을 선보입니다.

 "Thousands of years ago, cats were worshipped as gods. Cats have never forgotten this." - Anonymous

"수천년 전, 고양이들은 신처럼 추앙받았다. 고양이들은 그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 - 작자미상


딸로 추정되는 수줍음 많은 삼색고양이와 낮잠을 즐기던 도중 카메라 셔터소리에 일어나 쳐다보는 아이들. 깨워서 미안하다 얘들아!

낮잠보다 제 손길이 더 좋은지 와서 몸을 내맡기는 흰둥이.

오묘하고 투명한 보석 호박을 박아놓은 듯 신비로운 너의 노란 눈을 바라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진단다. 


한달살이가 끝나고 이사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흰둥이는 제가 떠나는 걸 알기라도 하는 듯 제곁에 오래 머물러 주었어요. 언젠가 표선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친구 입니다.


한쪽 얼굴이 그림처럼 검게 물든 이 길냥이를 보고 떠오른 고양이가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



바로 3년 전 스위스에서 마주친 이 고양이와 어딘지 닮았습니다. 반쪽 가면 쓴 오페라의 유령 같죠?

 

저는 2011년 부터 호주, 뉴질랜드, 영국, 스위스에서 캣시터로 많은 고양이를 돌봐온 경험이 있습니다. 비염이 그때부터 심하게 도지고 알러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재채기하고 코피터져도 임시집사로 행복한 경험을 한 것에 감사합니다. 하우스시팅이 끝나면 여행에서 돌아온 집주인에게 고양이 초상화를 그려 선물로 드렸어요. 제주도에서 고양이 시터 필요하시면 연락바랍니다.


https://brunch.co.kr/@shinyartist/16


안타깝게도 왼쪽 눈을 잃은 길고양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여건만 된다면 구조하고 싶은 길냥이가 너무도 많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저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수밖에요. 세상의 모든 길냥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길 빕니다.

이사오고 나서 동네 구경하다 만난 양양이. 길에서 생활하지만 밥을 주시는 분 집밖이 서식지 입니다. 이렇게 귀엽고 붙임성 좋은 삼색고양이는 처음이예요.

지나가던 어린이들에게 인기 폭발이던 관심종자냥

감나무 아래에서 양양이와 만나고 쓴 글이 궁금하신 분은 클릭해주세요.

https://brunch.co.kr/@shinyartist/64

자세히 보면 돌담 사이로 눈처럼 하얀 고양이가 보여요

요즘 가장 친하게 지내는 동네 고양이 세마리입니다. 디카프리오, 엘리자베스, 브래드피트 라는 이름을 지닌 길냥이들은 검도장 원장님이 늘 푸짐한 사료와 고기 파우치, 물을 챙겨주시는 덕에 이곳에 항상 상주하고 있어요. 도장 어린이들이 지어 준 아메리칸 스타일의 이름이 특이하죠?

검도장이 문을 닫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는 주말이면 심심해서 몸부림치던 냥이들이 저의 방문에 버선발 아니 찹쌀떡 발로 달려와 반겨요.

바닷가 동네 돌담길을 걷다 누군가의 시선을 감지하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고양이 두마리가 저를 쳐다봅니다. 제가 내는 야옹 소리에 눈이 점점 휘둥그래지던 귀여운 집고양이들이에요.

한낮의 겨울 햇살을 받으며 자유롭게 노닐던 이 고양이는 햇볕에 따스하게 데워진 마른 풀위에 발라당 눕고 등짝 지지며 놀더니     

고양이에 미친 여자를 발견하고는 빡친 눈빛으로 째려보고서 바로 자리를 떴습니다. 기분 좋게 광합성을 즐기던 고양이의 휴식시간을 방해 한 것 같아 미안해집니다.


즐겨가는 올레길로 가는 길에 발견한 길고양이. 고등어냥이 너무 귀여워 조금씩 다가갔지만 부담스러웠는지 바위뒤로 쏙 숨어버렸어요.

클릭해서 보시면 귀여운 고양이의 눈 감은 모습이 보입니다.

자칫 돌로 착각하기 쉬운 저 고양이의 놀라운 위장술을 보세요. 자연에 사는 생물들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과 같은 색으로 변해 위장하는 일종의 카모필라주 기술이라고 합니다.


사진 찍고나서 며칠 지나 다시 보다가

"웬 바위를 찍어놨지?"

했을 정도로 사진속 고양이가 눈에 띄지 않았어요.

세상에서 제일 빠른 고양이, 숨은 치타를 찾아보세요, 출처 : 나무위키
백설기 같은 하얀 눈위의 북극 여우도 보호색으로 위장중이에요. 눈처럼 하얗고 깨끗합니다. 출처 : 나무위키


바닷가로 가는 길, 밀감밭 앞에 예쁘게 피어난 유채꽃 한아름을 보자마자 나타난 노란 치즈냥입니다. 저를 보고는 유채꽃 뒤에 즐비한 바위 위로 사뿐히 오르더니 제주 햇살과 뜨끈한 바위를 오븐삼아 한참을 식빵 굽던 신비로운 고양이예요. 눈 부시도록 선명하고 상큼한 유채꽃 사이 새초롬히 앉아있는 모습에 취해버립니다.


천진난만한 동물과의 순수한 교감을 통해 상처로 가득하던 제 마음이 어느새 유채꽃처럼 화사해집니다.


눈부시게 노랗던 유채꽃 사이로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던 그 경이롭고 아름답던 순간을 렌즈에 담아 그림으로 옮겨보았어요.


유채꽃위의 작은 식빵. 작은 종이 위에 수채, 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려면 자연과 함께 하세요. 자연으로 향하는 인간의 본질적 회귀 본능이 충족되며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마음의 평온을 되찾습니다.

   

*상처의 정의 : 대인관계에서 갈등과 몰이해로 생기는 고통과 기억

 

상처로 부욱 찢기고 너덜너덜해졌던 마음이 제주도에서 회복되고 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고양이들에게 감사하며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 모든 동물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영혼들이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글을 마니다.


https://wisdomquotes.com/hurt-quotes/

"The worst loss you’ve ever experienced is the greatest gift you can have." - Byron Katie

"당신이 겪은 최악의 실패는 당신이 가진 최고의 선물이다." -바이런 케이티


제가 직접 그린 고양이들 구경하세요~


부처님 위의 고양이가 바로 접니다. 열반. 종이 위에 혼합재료. 노니 그림
흰호랑이와 부처님을 꼭 넣어달라는 브로닌의 그림 주문으로 그리게 된 유화입니다. 자작나무 패널 위에 유화물감. 노니 그림
작년에 세상을 떠난 스모키와 책 읽는 소녀 브로닌. 자작나무 패널 위에 유화. 노니 그림


더 많은 그림보러 놀러오세요~

https://www.instagram.com/nonichoiart/

그동안 만난 고양이 그림 모음


수채화로 그린 꽃그림 모음



여러가지 재료로 그린 노니 그림들 입니다.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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