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이야기 - 마라톤, 사회복지사
한주가 지나고 다시 토요일 왔다. 나의 일상의 하나인 주말 마라톤의 시간이다.
가끔 마라톤 연습을 하면서 갈증이 많이 날 때도 있고 몸이 지칠 때도 많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물을 가지고 다니는지? 무얼 먹는지?
그러던 중 며칠 전 유튜브에서 어떤 분이 마라톤 젤을 5km마다 먹어주라는 영상을 보았다. 요즘 나는 가끔 유튜브로 마라톤 이야기를 듣고 보곤 한다. 혼자 마라톤을 시작하다 보니 독학으로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인터넷으로 배우고 있다. 그래서 자주 정보를 찾곤 한다.
그래서 곧바로 젤리를 주문했다. 무슨 맛인지 무슨 효과가 있는 자세히는 몰라도 일단 먹어주면 좋다고 하니 두 개를 주문했다. 그래서 오늘 젤리 두 개를 챙겨가지고 나갔다.
지난 주말과 같이 기모 긴팔 상하의와 바람막이 점퍼와 패딩, 장갑, 그리고 오늘은 비니 말고 그냥 모자를 썼다. 지난주 비지 모자가 땀에 젖어 축축한 상태에서 귀에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건드려 달리기 앱이 중단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젤리 하나를 먼저 먹었다. 처음 먹는 맛인데 그냥 뭉글뭉글한 맛이다. 특별히 먹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단지 무슨 효과가 있을지 궁금했다.
오후 4시 영상 4도였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15km 달리기다. 지난번 계획했던 15km 코스를 다시 되시기며 달렸다.
전체적으로 기본 6분 30초 이내 페이스로 달리기를 하려고 페이스를 조절했다. 처음 1km는 5분 45초로 달리고 다음부터 6분대를 유지했다. 3km가 지나고 4km가 지나도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5km를 지나면서 가져온 젤리 하나를 먹었다. 아까 집에서 먹고 나온 지 30~40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그리고 아직 소화도 안된 것 같은데 일단 먹었다. 다른 제품인데 아까 먹었던 젤리랑 비슷했다. 그냥 뭉글뭉글한 젤리 맛이었다. 손에 묻어 살짝 끈적이기도 했지만 다 먹고 포장비닐은 주머니에 넣고 달렸다.
달리기는 생각을 정리하게 해 준다. 예전에 걷기를 할 때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걸었었다. 머리를 비우는 게 아니고 그동안 못했던 생각과 사고들을 다시 모아 하나하나 머리를 스쳐갔다. 비우지 못하고 다시 정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달리기를 하면 머리를 비우게 된다.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고 생각을 빨리 하고 빨리 정리하게 된다. 몸이 힘들다 보니 같은 생각을 오래 할 수가 없어 빨리 해결책을 찾아 머리를 정리하게 된다.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게 되고 생각을 다시 교정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생각에 몰두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몸이 달리고 있는 나를 느끼기도 한다.
물론, 달리면서 생각한 것들을 메모할 수가 없어 끝나고 집에 오면 피곤함에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게 1시간 분이 돼서 10km를 지났다. 15km를 달려야 한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예전처럼 10km가 지나도 몸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남은 5km를 목표로 힘을 냈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날도 춥게 느껴졌다. 12km 정도 지나니 몸이 무거워졌다. 다리도 내 몸 같지 않았다. 속도를 조금 낮추고 페이스를 조절했다. 페이스가 7분 4초로 떨어졌다.
중간에 중단할 수도 없으니 15km를 완주해야 한다는 욕심이 났다. 이제 3km 남았다. 지난번의 아쉬운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게 이어폰과 핸드폰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뛰었다.
2km를 남겨놓고 5분대 페이스로 힘을 냈다. 그리고 마지막 1km를 6분 페이스로 달리면서 15km를 완주했다.
완주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감과 기쁨도 있었지만 온몸이 너무 힘들었다. 평소 10km 뛰는데 적응했던 터라 15km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피로도가 달랐다.
집에오니 신기하게도 마라톤 전후 1kg이 딱 빠졌다.
앞으로 주말에 15km를 기준으로 마라톤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 그럼 3월 대회에서 10km 정도는 무난히 뛸 수 있을 것 같다.
올 11월 마라톤 대회에서는 하프에 도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뛰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