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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의 매력은 솔직함이다.

여섯번째 이야기 - 마라톤, 사회복지사

어제 토요일 15km 달리기의 후유증으로 하루종일 온몸이 무거웠다. 근육통도 있어 일요일을 겨우 보내고 있었다.

11시 넘어 비가 오더니 오후가 되어 그쳤다. 오늘 달리기 연습을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다리도 아프고 컨디션도 안 좋고 어찌할까 망설이다 결국 나가기로 결정했다.

어제와 비슷한 복장에 오늘은 비니를 쓰고 젤 1개를 챙겨 집을 나섰다. 발목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그냥 가볍게 천천히 띄기로 했다.

오후 3시 35분 기준 0도였다.

달리기 앱을 자유 달리기로 했다. 언제 얼마나 뛸지 결정하기 못했기에 띄는데 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뛸 때마다 온몸에 통증이 전해와 살살 천천히 뛰었다.

1km~ 2km를 6분 30초 페이스로 달리고 3km부터 7분대 페이스로 천천히 달렸다. 5km 정도 지나니 어느덧 숨은 적응이 되었으나 다리 통증은 여전했다. 오늘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얼마나 달릴까? 달리는 내내 고민을 했다. 

비가 온 후라 여기저기 물이 고여 있어 피해 다녀야 했고, 살짝살짝 살얼음이 있는 곳도 있어 조심해서 천천히 달려야 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어느덧 8km가 지나면서 갈림길에 들어섰다. 우측으로 가면 더 달려야 하고 왼쪽으로 가면 공원길로 접어들어 1~2km만 가면 마칠 수 있었다.

빨리 그만두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달려온 거리가 있어 욕심이 났다. 어차피 오늘 뛰고 일주일 쉴 테니까 하는 데까지 해보자라고 결심했다. 

그래서 계속 달리기 시작했다. 집에서 가져온 젤을 조금 먹고 들고뛰었다. 어제 돌아왔던 12km 지점을 지나 더 멀리 달리기 시작했다. 13km에서 돌아서 달렸다. 비 온 뒤 저녁이 돼서 날씨가 더 춥게 느껴졌다. 남을 젤을 마저 먹으로 남은 거리를 계속 뛰었다. 

도촌천을 따라 달리다 공원길로 접어드니 15km가 되었다. 어차피 남은 1km를 걸어가느니 뛰어가기로 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천천히 뛰었다. 정말 힘들었다. 그렇게 오늘 나는 16km를 달렸다.

주말 마라톤의 후유증으로 이번 한 주 내내 근육통에 시달릴 듯하다.

그리고 어제 2024년 마라톤 일정을 살펴보던 중 2월 25일 시즌오픈 마라톤 대회 일정이 나와있었다. 지난 12월 내가 뛰었던 로드스포츠 마라톤이었다. 

10km를 신청했다. 지난 12월 첫 10km 도전과 오는 3월 마지막 10km 도전을 두고 중간에 대회가 있어 겨울 동안 연습했던 경험들을 시험해볼 겸 추가로 신청했다. 

마라톤 하시는 분들은 수십 번 또는 수백 번 대회에 참가하신다. 그 이야기들을 들을 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 내가 마라톤을 하다 보니 알 것 같다. 

우리나라에 왜 일 년 내내 마라톤 대회가 그렇게 많은지 이해가 간다. 나도 그렇게 대회를 쫓아다니는 마라톤 마니아 중의 하나가 된 듯하다.

마라톤은 국민 스포츠이다. 누구든지 운동화 신고 집을 나와 달리면 된다. 기술도 요령도 필요 없다. 그냥 달리면 된다. 물론 잘 달리고 오래 달리려면 신발도 잘 신어야 하고 옷도 챙겨 입어야 하고 자세나 기술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건 나중 문제이고 누구든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이다. 그리고 마라톤은 솔직하다. 뛴 만큼 실력이 생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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