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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Oct 14. 2023

피부보호의 계절이 왔다

오일과 밤 챙기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피부에 바로 반응이 왔다. 건조해서 하얗게 일어나고 거칠거칠 해졌다. 계절이 바뀌는 걸 체감할 때가 바로 피부가 건조해질 때다. 여름에 사용하기 부담스러워서 넣어두었던 오일과 밤을 다시 꺼냈다.




그나마 옷으로 덮여있는 부분은 나은데 손이나 발목처럼 밖으로 나와 있는 부분은 바짝 건조해져서 피부가 땅긴다. 그나마 집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괜찮지만 오래 밖에 있었다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금세 다시 건조해진다. 어떨 땐 따갑기까지 하다. 그래서 수시로 로션을 발라줘야 한다. 거기다 손이라도 씻으면 바른 지 얼마 되지 않았더라도 다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또 건조해진다. 수시로 건조해지다 보니 겨울에는 틈만 나면 손을 점검하는 버릇이 생겼다. 거울보다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얼른 밤을 손에 바른다.


지금은 일반 로션으로도 버티지만 더 추워지면 로션은 안되고 오일이나 고체 형태로 만들어진 밤을 사용해야 한다. 묵직하고 충분히 코팅되는 느낌이라 좋은데 흡수가 오래 걸려서 한참 바르고 있어야 하니 불편하다. 특히 바로 나가야 하거나 자기 전에 발라야할 때는 언제 흡수가 되나 싶어 조급할 때가 많다. 피부도 예민하다 보니 성분이 착한 제품을 골라 쓰는데 향이 없는 제품이 많았다. 원래도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천연 그대로의 향은 조금 거북할 때가 있다. 지금은 그런 향이 나도 아무렇지 않게 잘 바르게 되었지만 한동안 잘 바르지 못했다.


피부뿐만 아니라 두피와 머리카락도 건조해진다. 여기에 정전기는 덤이다. 피부에 비해 머리카락은 눈에 바로 보일 정도로 표시가 나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인다. 두피와 머리카락 역시 오일을 바른다. 피부처럼 두피도 예민해서 머리를 감고 젖은 머리에 오일을 조금 덜어 발라준다. 두피를 피부랑 똑같이 생각하고 듬뿍 발랐다가 떡이 져서 다시 머리를 감기도 했다. 지금은 아주 조금씩 발라가며 양 조절을 잘 하고 있다.


추워지면 따로 들고 다니는 밤이 있다. 친구가 몇 년 전에 유기농으로 만든 밤이라며 선물로 준 것인데 써도 써도 잘 없어지지 않아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다. 밖에서 손이 건조해 밤을 꺼내 바르면 조금 민망할 때도 있다. 핸드크림을 짜서 바르면 우아하게 바를 수 있을 텐데 딱딱한 밤이다 보니 힘을 줘서 문질문질 해줘야 하니 멋이 없다. 거기다 겨울에 입는 옷에 아직 흡수되지 않은 밤이 묻으면 그야말로 신경이 잔뜩 곤두선다.


아무리 싫다해도 나는 오일과 밤을 사용해야하는 체질이다. 싫다고 짜증만 내지 말고 내 이런 모습도 인정하고 잘 지내보면 어떨까 한다. 이런 점도 나의 일부다.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행복해질 것이기에. 평화롭게 가을, 겨울을 보내기 위해 오늘도 나는 오일과 밤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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