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이니율 Oct 25. 2023

겨울의 루틴

보온제품 준비하기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루틴 하나가 늘어난다. 바로 보온제품들을 장착하는 것이다.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변신로봇처럼 하나씩 몸에 걸쳐준다. 예전에는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하나의 의식처럼 여기게 되었다.




올해 초 따뜻한 봄이 오면서 넣어두었던 담요, 패딩조끼, 털신을 다시 꺼냈다. 며칠 전 갑자기 추워졌길래 벌써 보온제품들을 꺼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반짝 추위라고 해서 버티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 날이 따뜻해지긴 했지만 예전만큼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일시적인 추위가 아닌 듯했다. 그래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로 했다.


책상이 창가에 있어서 겨울이 되면 조금만 앉아있어도 춥다. 여름엔 창가에서 바람이 들어와 시원해서 좋았는데 계절이 바뀌니 추운 창가 자리가 싫어졌다. 추위를 이겨내 보고자 꺼내둔 보온제품들을 하나씩 몸에 걸쳐봤다. 담요는 무릎에서 다리까지 감싸고 패딩조끼는 걸치고 털신은 아직 많이 춥진 않아서 보이는 곳에 잘 두었다. 정말 추운 날에는 이렇게 해도 춥지만 초겨울까지는 꽤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원래 일어나면 눈도 제대로 못 뜬 채로 활동을 시작하는데 겨울에는 추워서 얼른 껴입어야 하니 빨리 정신을 차리게 된다. 따뜻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몸을 움직이기 조금 수월해지고 마음도 한번 더 다 잡아진다. 추운 하루를 보내기 위한 하나의 의식이 된 셈이다. 무언가 하는 일이 늘었다 보니 챙겨야 할 것도 더 생겼다. 안 쓸 때 정리를 해줘야 하고 주기적으로 세탁도 해주어야 한다.


계절이 바뀌면 일상도 조금씩 변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과지만 하나의 의식이라 생각하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담요를 덮고 조끼를 걸치며 "오늘도 잘 될 거야!"라고 말한다. 짧은 한마디지만 이 말 하나로 하루가 조금은 좋게 변화될 거라고 믿는다. 이런 의식에도 딱 하나 단점이 있다. 따뜻함에 금세 익숙해져 잠이 몰려온다는 것이다. 물까지 따뜻하게 마시면 몸이 더 노곤해진다. 내일은 졸지 말아야지. 




  

작가의 이전글 건강하게 파스타 먹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