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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Dec 15. 2023

나는 산 아래에 있어요

김용택 시인의 시를 보고

우연히 김용택 시인의 시를 보게 되었다. 아주 짧은 시였는데 여운이 오래 남았다. 상대에게 안부를 묻는 시였는데 마지막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 머물렀다. '나는 산 아래에 있어요.'




'해 져요. 오늘 할 일은 다 하셨나요. 나는 산 아래에 있어요.'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잘 살았는지, 별일은 없는지 물어보는 시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따뜻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산 아래에 있다는 말은 그저 담백하게 자신이 있는 위치를 말한 것이지만 그 말이 왜 그렇게 위로가 되던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저 산 아래에 있다는데 왜 그렇게 든든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세상은 행복한 일보다 슬프고 힘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힘든 일이 더 기억에 남아서 그럴 수도 있고 행복한 일을 생각보다 못 느끼면서 살아가서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잘하려는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일들이 생기기에 삶은 마냥 좋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계획한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일로 인해 허무하게 없던 일이 되는 일도 많다. 오은영 선생님도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쪽팔일 일은 언제든 생기니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된다고 하셨다.


그러나 반대로 말 하나에, 작은 도움 하나에 하루가,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길이 되어주기도 하고 행운으로 다가와 나를 구해주기도 한다. 그러니 열심히 했다면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당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산 아래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연말이 되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 해동안 한 일을 살펴보니 잘한 일보다 못한 일들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올해 초에 적어놓은 목표의 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여러가지 상황이 있긴 했지만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이 크다. 반성한다. 부족했던 점은 보충해서 다시 도전해서 내년에는 열심히 살아야한다.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한다. 그리고 생각과 다른 상황이 생기더라도 낙담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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