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 운동하기
밖에 나오니 차가운 공기가 싫지 않았다. 며칠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다시 날씨가 따뜻해진 모양이었다. 오늘은 체어운동을 했다. 바렐처럼 생긴 기구인데 바렐과는 달리 스프링이 있는 발판이 있다. 이 스프링발판을 이용해 다리나 팔을 지탱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스프링이 있다고 바렐보다 쉬운 기구인 줄 알았는데 체어 역시 힘든 기구였다. 스프링이 어느 정도 지지해주긴 하지만 바렐과 마찬가지로 체어 역시 몸의 힘을 중심으로 해야 하는 운동이 많았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간단한 동작이다. 체어 발판에 두 발을 올리고 힘을 주고 올라선다. 몸의 중심을 잘 맞춰서 스프링이 튀어 오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두 손은 바를 잡고 상체를 동그랗게 말면서 내려가고 동시에 허벅지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발을 위로 올려준다. 발판에 스프링이 있어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올릴 수 있다.
이번에는 한쪽 다리를 상판에 올려서 양반다리를 하듯이 구부려준다. 이때 무릎이 상체 가운데 일직선이 되도록 위치시킨다. 다른 쪽 다리는 발판에 얹어준다. 팔은 한쪽만 들고 든 팔의 같은 방향으로 상체를 구부려준다. 몸을 구부릴 때는 항상 몸을 더 뽑아내서 편다는 느낌으로 한다.
다음은 상판에 엉덩이를 대고 두 다리는 붙이고 발판에 올려놓는다. 다리를 붙일 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다리를 붙이라는 건 하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한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원장님은 상체를 뒤로 눕듯이 펴라고 하더니 결국 완전히 펴서 뒤로 젖히라고 하셨다. 상판이 넓지 않기 때문에 누워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이 들었다. 여기저기서 끙끙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이것은 준비동작일 뿐이다. 머리를 올리고 상체까지 들어 올려야 한다. 저번시간에도 리포머에서 머리를 들지 못해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도 될 리가 없었다. 리포머보다 머리가 밑으로 더 떨어져 있으니 올리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원장님이 손으로 머리를 받쳐주시고 나서야 동작을 따라갈 수 있었다.
이 주째 아등바등 대면서 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내 근육에 이상이 있나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됐다. 안되더라도 감이라도 와야 하는데 아예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허벅지나 엉덩이는 그나마 힘이 들어가는데 배에 힘주는 건 너무나도 어렵다. 다른 동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순간 원장님은 하체와 뒷근육 운동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허리부터 무릎, 발까지 무리가 갈 거라고 말해주셨다. 안 그래도 요즘 다시 다리가 절이기 시작했는데 나한테 하는 말인가 해서 뜨끔했다. 집에 돌아오니 못했던 동작이 자꾸 생각났다. 할 때는 빨리 운동이 끝났으면 싶더니 얼른 다음 시간이 되어서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누워서 상체 올리기부터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