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는 일어서는 연습 중

조카의 요즘 일상

by 샤이니율

조카가 태어난 지 벌써 300일이 지났다. 매일 영상으로 보니 똑같은 것 같은데 예전 사진을 보면 얼굴도 많이 변하고 몸도 많이 커졌다. 제법 사람 같아졌다. 표정이 다양해졌고 자신을 부르는 말도 알아들어서 재롱을 보는 재미가 더 많아졌다.




손놀림도 능숙해져서 과자를 집어 먹기도 하고 장난감 버튼도 자유자재로 누른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얼굴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기쁘다. 영상으로 볼 때도 알아보고 웃어준다. 웃을 때 특유의 인디언 주름이 생기는데 꼬집고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귀엽다. 하지만 밥 먹을 때 부쩍 말을 안 듣는다고 한다. 밥은 먹기 싫고 놀고 싶어서 온몸을 뒤틀기도 하고 잘 때도 그냥 자기 아쉬운지 눈을 비비면서도 참고 안 자려고 애를 먹인다고 한다.


요즘 조카는 뒤집기와 배밀이에 이어 일어서는 연습 중이다. 힘이 들어 씩씩 거리면서도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를 반복한다. 안되면 짜증이 나서 울 정도로 열정적이다. 힘이 드니 포기할 만도 한데 끝까지 잡고 일어서고야 만다. 누워만 있던 아기 조카가 이제는 일어서겠다고 용을 쓰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귀엽지만 본인은 얼마나 힘들까. 일어서고 말겠다고 치열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쉬면서 하라고, 그만하면 잘했다고 말해주지만 성에 안 차는 듯하다.


아마 나도 걸음마를 시작할 때 일어설 거라고 고집을 피웠을 것이다. 안되면서도 억지로 하려고 투정을 부렸을 것이다. 그러다 결국 해내서 이렇게 잘 걷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해서 해낸 결과인데 걷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 어려운 걸 해내고도 지금은 조그마한 과제 하나도 처리하지 못해 쩔쩔맨다. 운동은 끅 소리를 내며 겨우 한다. 그러나 조카를 보면서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아기 때 어려운 도전을 해냈으니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성공하면 조카한테 해주듯이 박수를 치며 기뻐해줘야겠다.


브런치_일상_조카는일어서는연습중-2.jpg 300일 기념으로 장식한 풍선, 벌써 1년이 다되어가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오늘도 지난 영상을 보고 영상통화도 하면서 '예쁘다', '귀엽다'를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른다. 영상통화 벨소리만 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다. 조카는 요즘의 내 웃음 버튼이다. 기어가는 건 제법 잘해서 손에 잡히는 건 모두 다 끄집어낸다. 조카 때문에 이제 집에 물건도 제대로 못 두겠지만 그래도 조카가 오는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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