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아프다

첫 링거를 맞다

by 샤이니율

조카가 아프다. 열이 39도까지 올라서 동생네까지 같이 잠을 못 자고 설쳤다고 한다. 어디가 아프다 말도 못 하는데 얼마나 아프고 답답할까 싶어 걱정이 됐다.




나는 감기만 걸려도 맥을 못 추고 정신이 몽롱한데 작은 아기가 열이 그렇게 오를 정도로 아팠다니 내가 아픈 것보다 더 속이 상했다. 열이 안 내려서 결국 병원에 가 링거를 맞았다고 한다. 영상통화로 잠깐 조카의 얼굴을 봤는데 보자마자 눈물이 나올뻔했다. 부은 얼굴에 멍한 표정으로 보는데 그간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했다.


아픈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유도 모르게 설사병이 나기도 했고 감기에 걸리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는 심하지 않아서인지 잘 놀고 잘 먹고 생글생글 잘 웃었다. 아픈 게 맞나 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열이 내려가지도 않은 데다가 몸이 계속 아픈지 계속 칭얼거렸다고 한다. 잘 먹던 밥도 안 먹고 자꾸 잠만 잤다고 한다.


조카가 아픈 걸 보고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를 떠올리셨다. 하도 경기를 해서 몇 번이나 둘러업고 병원에 달려가셨다고 한다. 그때마다 얼마나 놀라고 힘드셨을지 조카가 아픈 모습을 보니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삼스레 건강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링거를 다 맞고 작은 손에 칭칭 감아준 붕대를 보니 안쓰러워 꼭 안아주고 싶었다. 링거에 놀랬는지 집에 와서도 한동안 계속 안아달라고 떼를 썼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안 아플 순 없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만 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조금 전에 조카와 다시 영상통화를 했다. 잘 노는 걸 보니 원래의 조카의 모습으로 돌아온 듯하다. 그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밥 잘 먹고 어서어서 나아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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