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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21. 2024

놀이터가 좋아졌다

조카따라 놀이터에 가다

조카는 저번달부터 걷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뛰어다닌다. 자신도 걷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는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어떻게든 더 걸으려고 애를 쓴다.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도 멈추지 않는다. 그런 조카를 보면 대견하고 참 예쁘다. 




조카와 함께 놀이터에 갔다. 놀이터는 예전에 수도 없이 갔었는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조카와 함께이기 때문이다. 아직 어려서 놀게 있을까 싶었는데 놀이터가 주는 기운 때문인지 조카는 이미 신이 나 보였다. 놀이기구 사이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게 다였는데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생글생글 웃음이 가득했다.


그러다 미끄럼틀 계단을 발견하곤 오르기 시작했다. 엄마를 따라 계단을 오른 적은 있어도 혼자 한 적은 없다고 했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단에 다가갔다. 그리고는 귀엽고 통통한 손을 계단에 올리고 발을 한 짝씩 떼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을 든다는 감각이 없어서 아무 때나 발을 올리다 보니 자꾸 옆 난간에 발을 올리긴 했지만 조금 도와주니 곧 방향을 잘 찾아갔다. 그렇게 하나씩 올라 끝내 계단을 모두 올랐다. 4~5개밖에 안 되는 짧은 계단이지만 조카에게는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자신도 뿌듯한지 배시시 웃어 보였다.


조카를 따라 놀이터에 있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하도 재밌게 미끄럼틀을 오르고 내리기에 '이렇게 미끄럼틀이 재밌는 기구였나'하며 새삼스럽기도 했다. 조카가 아니었다면 놀이터는 그저 쇠로 만든 시설물이 있는 공간일 뿐이었을 텐데 조카 덕분에 재밌고 신나는 곳이 되었다. 지나가다 놀이터를 보면 조카가 생각나 괜스레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조카의 신발을 보니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하도 돌아다니다 보니 금세 낡아버린 것이다. 이렇게 좋아하니 앞으로도 조카를 데리고 놀이터에 자주 나와야겠다. 그래서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다 잊고 그 순간만큼은 조카 따라 신나게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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