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요리 선물

토마토 오이 샐러드

by 샤이니율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 사촌동생을 만나기로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생긴 일정이라 선물을 미리 준비해놓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이 급해졌다. 근처에 나가서 뭐라도 사 와야 하나, 아니면 동생이 좋아했던 샌드위치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됐다. 샌드위치를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고 다른 선물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토마토 샐러드가 떠올랐다.




토마토 샐러드는 토마토를 잘게 썰어서 새콤달콤한 소스에 버무려 먹는 샐러드다. 만들기 간단한데 붉은 토마토의 색이 포인트가 돼서 꽤나 근사한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마침 토마토는 자주 사두는 재료라 집에 조금 남아 있었다. 그런데 샐러드로 만들기엔 양이 적었다. 그래서 오이도 섞어서 만들기로 했다. 오이 역시 샐러드에 들어가는 단골 재료인데 토마토와 달리 아삭한 식감이 매력이라 같이 넣어주면 좋다.


시계를 보며 재빠르게 재료를 다듬기 시작했다. 오이는 깨끗이 씻어 반달모양으로 썰고 토마토는 방울토마토라 반으로만 썰었다. 양파는 잘게 다졌다. 소스는 올리브오일, 진간장, 식초, 레몬즙, 원당, 매실청, 다진 마늘, 소금, 후추를 넣고 섞어서 만든다. 오일이 들어가기 때문에 잘 저어야 섞인다. 속도는 조금 빠르게, 충분히 저어 주다 보면 어느새 일정하게 섞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큰 볼에 썰어둔 오이, 토마토, 양파를 넣고 소스를 넣은 후 잘 버무려주면 순식간에 완성된다. 여기에 바질잎을 넣어주면 색감도 살고 풍미도 더 좋아지니 추천한다. 나는 바질잎이 없어서 바질가루로 대체했다. 맛을 보고 부족한 간은 소금이나 원당으로 해주면 된다.


소스까지 모두 싹싹 긁어 통에 담아 조심히 들고 동생에게 무사히 전달했다. 저녁으로 먹으면 좋겠다고 반갑게 받아줘서 고마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맛있게 먹었다는 연락이 왔다. 양이 적어서 걱정을 했는데 잘 먹었다니 마음이 놓였다. 급하게 만들었지만 알록달록하고 새콤달콤한 토마토 오이 샐러드 덕분에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었다. 비록 시중에 파는 고급스러운 샐러드에 비하면 볼품없지만 마음만은 듬뿍 담았으니 뒤지지 않았다고 믿는다.


브런치_토마토오이샐러드-3.jpg 냉장고에 반나절정도 숙성했다가 먹으면 훨씬 맛이 좋다!


요리를 할 때면 힘들고 귀찮고 어려울 때가 많다. 그냥 사 먹을까라는 생각이 한두 번이 든 게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선물을 할 수 있을 때면 부족하게나마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사진을 다시 보고 있으니 엄마도 맛있다고 하셨던 게 생각났다. 토마토를 더 사서 만들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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