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빵이 생겼다

오랜만에 토마토퓌레 개봉하기

by 샤이니율

어제 만난 사촌 동생이 바게트빵을 선물로 줬다. 한참 빵을 안 사서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먹지 못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빵이 생겨서 설렜다. 요즘 빵을 자주 먹기도 해서 빵을 집에서 먹는 건 자제하고 있었는데 선물로 들어왔으니 안 먹을 수 없지 않은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바게트빵이니깐 건강하다는 믿음으로 바게트빵봉지를 뜯었다.




메뉴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얼마 전에 버섯을 올려 먹는 토스트를 본 적이 있는데 맛있어 보여 인상에 남았었다. 빵을 사서 꼭 만들어봐야지 했는데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내가 봤던 영상에서는 버섯 외에 치즈와 딸기잼이 듬뿍 들어갔는데 건강을 위해 토마토소스로만 대신하기로 했다.


먼저 양파, 당근, 버섯을 얇게 썬다. 그리고 팬에 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약간 넣고 중불에서 잘 저어가면서 볶는다. 잘 익은 재료들은 잠시 두고, 토마토소스를 만든다. 토마토퓌레에 월계수잎, 바질가루, 진간장, 원당을 약간 넣고 한소끔 끓여주면 간단하게 소스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소스는 스파게티를 만들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퓌레는 몇 개월 전에 직접 만들어둔 것이다. 시중에 파는 토마토소스와 달리 새콤한 맛이 나긴 하지만 깔끔해서 매력이 있다.


바게트빵은 마른 팬에 살짝 굽고 토마토소스를 바른 다음 볶은 재료를 올려주면 버섯 토스트가 완성된다. 재료를 볶고 소스를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긴 하지만 한 번 충분한 양을 만들어두면 먹기 전에 빵만 구우면 돼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기호에 따라 파프리카 가루, 발사믹식초, 후추, 올리브오일을 뿌려주면 풍미가 좋아진다.


브런치_버섯토스트-1.jpg 버섯이라 듬뿍 올려도 부담이 없다.


오랜만에 토스트를 먹으니 꿀맛이었다. 특히 토마토소스를 정말 오래간만에 만들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한창 스파게티를 먹을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토마토소스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만든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하다. 몇 개월 전에 만든 퓌레가 그대로 있다니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다행히 밀봉하고 손대지 않아서 그대로였다. 오늘 요리를 한다고 뚜껑을 열었으니 며칠 내로 다 먹어야 한다. 이렇게 쫓기듯이 요리하는 건 불편하지만 이 핑계로 스파게티도 만들어 먹고 옛날 추억을 떠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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