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인가요? 러닝을 추천합니다

동호회 추천글 아님

by Shio 시오


나는 그에게 물었다.

"T. 나이가 몇 살이라고 했죠?"


"저요? 서른한 살인데, 빠른 년생이에요."

"아 저랑 동갑이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아요. 평일에 야근을 몇 번을 하는 거예요."

"음… 거의 맨날? 새벽 1~2시까지는 하는 것 같아요. 그러고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요."

"그럼 운동은요?"

"주말엔 밀린 잠을 자니까 사실 운동은 잘 못해요..ㅎㅎ"


헉 이게 무슨 말이야. 이제 우리 마냥 젊은 나이가 아닌데. 그때 한창 러닝에 빠져있었던 나는 그에게 진심으로 러닝을 설파하기 시작했다.

"T. 근데 우리 나이에 그러면 진짜 안 돼요! 진짜 체력관리 한다는 생각으로 러닝을 한번 해보면 어때요?"


그는 예의 바르게 난감해했다.

"아.. 러닝이요?"

"네 러닝이 체력과 심폐지구력에 매우 좋대요. 저도 요즘 너무 피곤하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러닝을 시작했거든요. 근데 계속하다 보니까 하루가 활기차고 전보다 덜 피곤한 것 같아요. T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앞으로도 쭉 즐겁게 일하려면 러닝이 잘 맞을 것 같아요."


그에게 거듭. 연애하려면 운동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일 잘하려고 운동해야 한다는 걸 어필했다.

"체력만 좋아져도 진짜 평일이 덜 힘들걸요. 더더군다나 어디서나 할 수 있고, 비용이 들지도 않고 옷차림도 간편하고요! "


솔깃해하는 듯한 그의 표정에 이때다. 내가 쓰는 앱을 들이밀었다.

"제가 요즘 쓰는 런데이라는 앱인데요. 초보자를 위한 8주 코스가 있어요. 난이도를 서서히 올리기 때문에 생각보다 러닝에 쉽게 발 들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앱은 친구를 맺어두면 상대가 뛸 때 알림이 오거든요. 그럼 서로 응원도 해줄 수 있어요. 제가 응원도 해드릴게요!"


유심히 내용을 듣던 T는 끝내 말했다.

"그럼 제가 일단 한번 혼자 해볼게요. 그리고 계속 뛸 것 같으면 아이디를 여쭤볼게요."


역시나 예의 바른 그. 러닝을 진짜 할 지도 정하지 않았고, 덜컥 친구 맺기도 부담스러워하는 그의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그러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다. 원래 소심한 성격이지만 운명에 이끌려 세일즈를 업으로 삼게 되었단 말이다. 간혹 사람들이 그에게 플러팅 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부담을 덜 느끼도록 돕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이란 말이다. 이렇게 그를 제외하고도 20명 남짓한 사람에게 이미 러닝 어플 추천을 한 터다.


그렇게 어플 추천 후 몇 주가 흘렀을까? 그에게 DM이 왔다.


'S, 아이디 가르쳐주세요! 저 러닝 계속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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