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오르는 열

갱년기 증상 2. 땀과 열

by N잡러

갱년기의 여러 증상 중에 대표적인 것이 열, 즉 땀이 나는 것이예요. 뭐 땀이야 누구나 흘리는 건데 뭐가 불편하냐고 할 수 있어요. 운동을 하거나 찜질방을 가서 일부러 땀을 빼고 나면 시원하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갱년기의 열은 시도 때도 없다는 것이죠. 갑자기 확 열이 나면 갑자기 더워져요. 머리 속이 후끈거리면서 땀이 얼굴과 목으로 흘러요. 좀 전까지 아무렇지 않았는데 뜨거운 국을 먹거나, 씻고 머리를 말리고 나면 금방 더워져요. 외출하려고 머리를 말렸는데 열이 나니 바로 외출복을 입지 못해요. 열이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여름엔 에어컨을 틀어놓으니 그나마 다행인데 겨울인 요즘은 난방을 한 집에서 두꺼운 겨울옷을 입어야 하니 열이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저는 갱년기 전에는 여름에도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니 땀이 난다는 것이 생소해요. 겨드랑이가 젖는 것도 머리에서 땀이 나는 것도 불편함을 넘어 불쾌함이 들어요. 나이가 들면 몸에서 나오는 모든 것에서 안 좋은 냄새가 나거든요.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스스로 냄새난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됐어요. 갱년기 증상을 이야기하다보니 결국 나이듬의 증상인 것인데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드네요.


저녁을 먹고 운동삼아 동네 걷기를 하러 나가요. 추우니 따뜻하게 입고 나가는데 어느 순간 등에서 열이 나기 시작해요. 갱년기 열은 어느 순간 나기 시작하고 그러면 갑자기 확 올라오거든요. 추워서 썼던 모자도 벗어버리면 땀이 식으면서 서늘해지죠. 감기 걸리기 딱이예요. 귀가 시려오고 다시 모자를 써요. 집에 돌아오며 모자르 썼다 벗어다를 반복해요.


부채나 선풍기를 일년 내내 끼고 산다는 주변 갱년기를 겪는 사람들에 비하면 저는 심한 편은 아닌 거죠. 사람은 다른 사람의 큰 아픔보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더 힘든거잖아요. 땀을 안 흘리던 사람이 땀을 흘리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은 눈이 좋았던 사람이 노안이 오면 불편해하는 것과 비슷할 거예요. 눈이 원래 안 좋던 사람은 잘 안보이는 것에 대해 익숙해서 그런가보다 하거든요. 인간은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기까지 그 과정을 '불편함'이라 여기고 변화를 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안 좋은 상황이더라도 벗어나는 것보다 안주하는 것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겠죠.


갱년기 호르몬제를 먹는 것에 관해서도 먹는 것이 덜 힘드니 먹어도 좋다는 쪽과 부작용이 있으니 먹지 말라는 쪽이 나뉘어요. 먹지 말라는 것에는 부작용도 있지만 어차피 노화의 단계이니 자연스러운 것이고 시간이 지나야 되는 것이라는 거죠. 또 호르몬제를 먹으면 오히려 갱년기가 길어진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무엇이 되어든 갱년기도 개인차가 너무 커서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이 또한 성격따라 다르겠죠. 아무리 불편해도 그런거지 뭐 하는 사람과 조금의 불편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제가 갱년기의 증상이나 일상의 불편함을 자세히 쓴다고 해서 못견뎌하는 것과는 다른 거예요. 갱년기 증상을 단어로만 나열된 것을 봤을 땐 저도 단순하게 보였어요. 그래서 그 증상들이 가져오는 이차적인 것들을, 내가 느끼는 신체변화 그로인한 불편함을 구체적으로 써보자는 것이었어요.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에 국한된다는 것이죠. 개인차는 있으나 갱년기를 겪는 사람들이 '나도 그런데'라며 공감하고 혹시 내 가족 중에 있으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죠.


열나는 것때문에 또다른 변화가 하나 더 있네요.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 저는 겨울이면 목까지 올라오는 폴라티가 필수였는데 이제 답답하기도 하고 열이 나면 발산할 수가 없어 입을 수가 없게 되었어요. 옛날 어머님들의 화병이 어쩌면 갱년기 증상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나이듬의 상징인 주름은 의학으로 없앨 수 있지만 땀의 분비는 막을 수도 없지만 막으면 안 되는 것이니 땀냄새 안 나게 자주 씻고 외출할 땐 향수로 체취를 향기롭게 해주세요~

다음 글은 땀이 나는 것과 연관될 것 같은데 (의학적 원인 같은 건 찾아보지 않아서 모름주의) 건조해지는 것에 관한 증상을 써볼게요.


차를 마시며 글을 쓰는 지금 갑자기 열이 올라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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