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지내다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라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 머리가 띵 해지는 그런 순간이 있다. 그만큼 아이들은 순수하고 또 맑으며 매우 긍정적인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는 그 순간만큼은 아이의 시선에서 함께 바라보고 생각하는 게 참 중요하다.
이제 두 돌 지난 둘째는 아직 말이 서툴러 두 단어를 겨우 연결해 문장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리숙한 그 말투가 참 귀엽고 웃기다. 언어적인 표현이 서툴다 보니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행동과 몸짓이 너무 재미있고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나무가 우거지기 전에 단지 내에 나무를 정리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아이 눈에는 나무가 잘라지는 게 아파 보이고 불쌍해 보였나 보다.
나무 아야! 호~~~~
아파 보이는 나무에게 다가가 호 해주며 달래주는 아이 이런 모습은 아이이기에 가능한 생각이고 아이이기에 가능한 표현이다.
첫째는 취학 전 연령이라 생각하는 사고도 둘째와는 다르고 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표현한다. 최근에 자기 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엄마 배속에서 아가들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아기가 배속에서 하는 행동들에 대해 얘기하다가 너무 어린 아기들 중에는 하늘나라로 갈 수도 있다고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 엄마 중에 초기에 유산한 경우가 있는데 그 상황이 슬프고 왜 그랬는지 궁금했던 것 같다.
워낙 아기일 때는 그런 경우들이 종종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던 첫째가 갑자기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다.
" 엄마 그럼 우리는 행운이네!"
무슨 말인가 가만히 들어보니
"나도 동생도 엄마도 우리는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나서 지금 살고 있으니깐 행운이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정말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있는 것조차도 큰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이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칠 행운을 어쩌면 아이가 나에게 알려준 것 같았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행운은 로또에 당첨될 만큼 커다란 행운을 보고 있었는데, 아이 눈에는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 많으로도 매우 큰 행운인 것이다. 우연히 타려던 엘리베이터 문이 딱 열려도 아이는 "우리 완전 행운이야"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우리 생활 속에 많은 행운의 시간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사실 모르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듯하다.
세상 살기 팍팍하고 아이 키우기도 힘들고 먹고살기 참 힘들다. 그럴 때 가끔은 내 시선과 생각이 아닌 아이의 시선과 아이의 생각에 한번 집중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어쩌면 그런 순수한 마음을 통해 어른인 내가 또 다른 성찰을 하게 되니깐 말이다.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것 어쩌면 아이처럼 순수하게 행복을 찾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