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흔들리지 말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당신의 가슴이고 하나는 당신의 눈입니다. 가슴이 흔들리면 마음이 흔들리고, 눈이 흔들리면 생각이 흔들리기 때문이지요.
우선 눈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개그맨 이경규 씨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빠른 눈알 굴리기 재주를 보여 줍니다. 빠르게 굴리는 그의 눈만큼 그는 생각이 빠릅니다. 깊이는 어떨지 모르지만, 그의 순발력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살았습니다. "앞을 똑바로 보고 걸어라." "창문 밖에 곁눈질로 쳐다보지 말고…” “옆으로 새지 말고 ....” 등등. 하나에 집중하라는 요구를 많이 받지요.
집중(集中)의 첫 글자인 '모을 집(集)'은 나무(木) 위에 새(隹)가 모여서 앉아 있는 모양의 글자라 합니다. 이 글자를 보면 새가 모여있는 모습도 그려지지만, 저는 나무 위에 새가 모은 둥그런 새 둥지가 그려집니다. 나뭇가지 하나하나 부리로 모아 얼기설기 엮어 만드는 새 둥지를 만드는 것을 보면 참, 새가 존경스럽기도 하지요. 엄청난 왕복 비행 끝에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이겠지요. 둥지를 만들겠다는 집중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텐데, 새들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자신들의 둥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곳에 알을 낳고 품어 새 생명을 탄생하지요.
집중이란 글자는 이런 글자입니다. 눈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산만과는 반대에 있지요. 기도할 때도, 명상할 때도 촛불에 집중한다든지 혹은 한 점에 집중하는 것은 보는 초점을 한곳에 모아 생각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겠지요.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고 복잡해질 때는 눈이 흔들리지 말고 집중하는 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점에 집중할 것인지 선에 집중할 것인지는 다음에 이야기 나누어 보지요.
가슴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명상이나 요가를 할 때 흔히 복식호흡을 이야기합니다. 흉식호흡과는 달리 복식호흡은 배를 들쑥날쑥하면서 호흡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쉬면 평소 호흡과 달라 뭔가 어색해지고, 숨이 제대로 안 쉬어지곤 합니다. 이제 조금 다르게 쉬어 볼까요. 깊게 숨을 들이쉽니다. 물론 편하신 대로 하면 돼요. 가슴을 팽창하면서 산소를 몸에 채워 넣어 보세요.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만 추가할게요. 가슴만 팽창하지 말고, 가슴부터 공기를 채워 넣었으면서 몸 전체로 숨을 들이쉬어 보세요. 펭귄처럼 몸이 팽창되었다고요. 예,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면 충분히 몸 전체로 공기를 맞이하신 거에요.
해부학적으로 보면 복식호흡에서 배를 불룩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속 가슴과 배를 나누는 횡격막을 아래로 내리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즉 복식 호흡은 배를 불룩했다 움츠렸다 하는 것이 아니라 횡격막을 밑으로 내려 숨을 들이쉬는 흉곽의 공간을 최대로 만드는 데 더 큰 의미가 있겠지요.
충분히 들이쉬었다면 이제 숨을 내쉬어볼까요. 아 참, 이때 가슴을 웅크리지 마세요. 즉, 가슴을 움직이지 마세요. 가슴을 흔들지 마세요. 흉곽은 그대로 두고 내쉬어 보세요. 가슴은 흔들리지 말고 내쉬어 보세요. 그렇게 가슴이 그대로 흔들리지 말고 내쉬려면, 내쉬는 방법은 단 한 가지에요. 팽팽했던 몸 전체에서 가슴을 그대로 두니, 복부만 들이 집어넣을 수밖에 없지요. 이렇게 숨을 쉬면 자세도 바로 섭니다. 어떤 이는 복식 호흡을 하니 배가 올챙이 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가슴을 잡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호흡을 하면, 가슴도 펴지고 등도 바로 서면서 배도 오히려 내쉬어 홀쭉해지니 배가 오히려 들어갑니다.
이제 내쉬었으니, 다시 들이쉬어야겠지요. 마찬가지로 가슴은 흔들림 없이, 숨을 들이쉽니다. 들이쉬니 몸은 다시 펭귄 몸처럼 팽팽해졌지요. 들숨과 날숨 사이의 멈춤도 느껴보세요. 들숨과 날숨 동안에 즉, 호흡하는 동안에 흔들리지 않는 곳이 어디지요. 맞아요. 그곳은 가슴입니다. 날숨과 들숨 동안에 배는 들어갔다 나왔다 흔들리지만, 가슴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바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깊게 내려앉는 호흡입니다.
복식호흡을 이야기하면 배꼽 아래 단전 등에 집중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하지만 <명상-나에게 이르는 길>의 저자 샐리 캠튼은 ‘가슴의 장’을 강조합니다. 샐리 캠튼은 목 아래쪽의 U자형 뼈에서 손가락 8개 너비만큼 아래에 있는 가슴뼈 안쪽에 의식을 모으도록 하지요. 저 같은 경우는 단전에 집중하는 것보다 ‘가슴의 장’에 집중하고, 그곳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호흡이 더 편합니다. 아래 가슴에 처음 집중하여 호흡할 때는 이것이 기존의 복식호흡이 아니라 흉식호흡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는데, 오히려 이 부분에 의식을 모으면서 가슴이 흔들리지 않게 하니 호흡을 위해 흔들리는 몸의 부위는 가슴이 아니라 복부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물론 단전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이 잘 되는 분들은 원래 하던 대로 그대로 하시면 되겠지요. 하지만 저처럼 그것이 뭔가 부자연스러운 분은 위에 말씀드린 방식대로 한번 시도해 보세요.
가슴이 흔들리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사람이 불안하거나 흥분되면 가슴이 흔들립니다. 우리는 불안하거나 흥분될 때 어깨를 들썩이며 가슴으로 얕은 호흡을 하지요. 앞에서 이야기 나눈 깊은 복식호흡을 하지 못합니다. 평온한 도인들은 가슴이 흔들리지 않겠지요. 가슴이 흔들리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마음이 그때그때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가슴이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삶을 살면서 우리는 여러 문제를 부딪치면서 흔들리게 됩니다. 그때 자신의 눈과 가슴이 흔들리지 않게 해 보세요. 생각과 마음이 흔들리지 말고 정확히 집중해 앞을 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