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x감성

나도, 당신을 놓습니다.

감성작가 이힘찬

by 이힘찬

당신을 잃고서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생각들의 대부분은,
아니 전부는, 자책이었어요.

무엇이었을까,
무엇 때문이었을까,
내가 또 어떤
바보 같은 실수를 했을까.

당신을 놓친 나는,
너무나도 불행한 사람이라고,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를
후회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잃고서 나는,
참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나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대화의 대부분은,
아니 전부는, 이었어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상황들,
내가 모르고 있던
더 넓은 세상의 이야기들.

당신이 잃은 나는,
자책과 후회를 내려놓고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를
더 빈틈없이 채우기로 했습니다.

아마 당신을 잃지 않았다면,
당신이 나를 놓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한 곳만 보느라,
당신만 바라보느라

다른 누구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았겠죠.
다른 누구의 손짓에도
응답하지 않았겠죠.

내 사랑이란 늘 그랬으니까.

고마워요. 나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가르쳐주어서.

고마워요. 그래서
이제는 나도 당신을,
놓으려 합니다.

-

아침 일찍 차를 반납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택시를 탔어요.
잔잔한 음악과 함께 들려오는
라디오 DJ의 나긋나긋한 목소리.

마치 나에게 하는 말인 것처럼,
왜 하필 그때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모든 것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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