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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Nov 07. 2017

들어와 있어줘요

그림에세이 프로젝트 #3

제주에는 곶자왈이라는 숲이 있어요.
나무며 덩굴식물, 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말해요.

깊숙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무엇으로 가득 차있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아니, 사실은 안에 들어가서도
무엇으로 가득 차있는지
전부 다 알 수는 없어요.

그냥, 들어가 있어봐요.
혹시 이미 들어가 있다면
나오는 길을 헤매면 더 좋겠고요.

그럼 그곳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겠죠.
자세히 알 수 있겠죠.

내게는 마음이라는 숲이 있어요.
웃음이며 눈물, 배려나 질투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말해요.

깊숙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아니, 사실은 안에 들어와서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부 다 알 수는 없어요.

그냥, 들어와 있어줘요.
혹시 이미 들어와있다면
나오는 길을 잃으면 더 좋겠고요.

그럼 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겠죠.
자세히 알 수 있겠죠.






글쟁이x그림쟁이

그림에세이 프로젝트
이힘찬 쓰고, 너굴양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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