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너무 예뻐라~ " 땅만 보며 묵묵히 걷던 할아버지도, 수다스럽게 통화를 하던 아주머니도, 생각에 잠긴 듯 무표정한 아저씨도, 발걸음을 멈추고, 몽글몽글 활짝 핀 꽃들 올려다본다. 그리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찰칵찰칵' 핸드폰 사진의 셔터를 누르며, 감탄사를 쏟아낸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진 줄만 줄 알았던 벚꽃이, 저렇게 탐스럽게 다시 피었다는 사실에 순간 놀라고, 감동했으리라. 저 아름다운 선물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달뜬 포즈를 취하고, 잠시 삶의 피로를 잊고, 행복한 봄을 상상했을까. '나이가 드니 꽃과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던 어르신들의 말이 떠올랐다. 그 나이쯤 되면 관심이 가는 새로운 것도, 꼬박꼬박 사진으로 남겨야 할 감탄스러운 풍경도 사건도 별로 없을 터이니, 주변의 꽃과 나무에 눈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새 슬슬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는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오늘이 내일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일상에서, 지고 피는 꽃들과 나무들을 관망하며,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 속에서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