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월)

by anego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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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속에서 말은 그 어떤 속내와 진심을 품었을지언정, 제대로 된 의미의 작용을 멈추고 만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나와 함께 했던 소중한 그 어떤 존재가 주었던 갖가지 의미들이, 더 이상 나의 몫이 아니며 완전히 사라졌음을 전달하는데 충실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저 함께 묵묵히 눈물을 흘리고 조용히 기댈 어깨를 내어주고, 가슴으로 따뜻하게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갑작스러운 상실에 대한 벅찬 슬픔은, 그 어떤 말로도 치유되지 않는다. 그 상실감은 어쩌면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 주홍 글씨로 아프게 새겨질 터이고, 누구의 책임을 따지고 자시고 하기 전에, 짧게 생을 마감한 그의 운명이 원망스러울 것이다. 살 만큼 살다가 하늘로 떠났다고 골백번을 나를 위로해도, 나이 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새벽녘에 혼자 소리 내어 훌쩍이게 하고, 다정히 손을 잡고 거니는 노부부의 모습에 홀로 멍하니 소파에 앉아 수시로 눈물을 훔치던 엄마의 모습과 오버되어 금세 눈물이 고인다. 가슴이 미어지는 가슴이 내려앉는 이런 종류의 아픔은,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풍경을 더 이상 아름다움으로 명명할 수 없게 한다. 나는 눈을 감고 상상해 본다. 벼루고 별렀던 축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한껏 멋을 내고, 친구와 만날 장소를 제차 확인하며 집을 나서던 달뜬 그들을. 꽃보다 이쁘고 고운 그들을 힐끔 거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던 그들의 가족들을. 화려한 조명과 인파로 북적이던 축제의 거리에 몸을 맡기고 연인과 친구와 술잔을 부딪히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을 그들을.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기억이 되었기를. 부디 그 행복했던 순간들을 가슴에 품고 가기를. 안타깝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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