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의 경제학

by anego emi

100% 고급 흰 살 생선으로 만든다 는 시장 초입의 부산어묵집 어묵 한 꼬치의 가격은 천 오백 원이다. 처음 이 동네에 내가 이사 왔을 때 칠백 원이었는 데 2년 만에 두 배가 더 오른 셈이다. 동네사람들은 이 가파르게 오른 어묵 가격에도 아량곳 하지 않고, 찬바람이 독기를 머금는 어스름 저녁이면 담배연기처럼 연기가 뿌옇게 올라오는 네모난 어묵통 앞에 다닥다닥 붙어 서서 어묵을 먹는다. 애매한 허기를 느끼며 간단한 저녁거리를 찾아 나서는 나에게도 어묵의 유혹은 강렬하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한다. 이걸 먹느니 차라리 천 원을 더 보태서 유부김밥을 먹는 것이, 아니면 이 천 원을 더 보태서 매운 떡볶이를 먹는 것이 낮지 않을까? 나는 순간 자연스레 가동되는 이런 계산법이, 예전보다 벌이가 덜한 나의 처지에서 비롯되었다 고. 결코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종종 이것으로 우유부단해지는 나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은 돈의 문제라기보다는 탄수화물과 나트륨을 줄이고, 아울러 가능한 소식을 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라고 애써 믿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묵통 앞으로 자석에 이끌리듯 끌리는 날이면, 딱 한 꼬치로 끝을 내야 한다. 두 개의 꼬치를 먹으려 하는 순간, 나의 놀라운 경제적 관념이 또 다음과 같이 시비를 걸게 분명함으로. ‘ 칫, 그럴 거였으면 이왕 먹는 거 할머니네 잔치국수가 낮지 않았겠어?’ <아네고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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