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여름이 두려운 건 무더위도 아니고, 장마도 아니고, 모기 때문입니다. 어찌나 모기에 잘 물리는지 등짝이고 팔이고 붉은 반점 투성이가 되지요. 그래서 생생 정보통인 후배에게 가장 효과가 강력한 모기약으로 홈메트를 추천받고 사방팔방 배치해 줍니다. 퇴근하면 가장 먼저 홈메트 스위치에 온을 하고, 약이 잘 퍼지는지 은은한 향기로 확인합니다. 그 덕분에 최근 들어 모기에 덜 물리게 되었는데, 나날이 영리해지는 모기들은, 어떻게든 나를 물어뜯습니다. 홈메트의 사각지대인 베란다나 현관입구 등에 잠복해 있다가, 제가 나타나면 순식간에 여러 군데를 한꺼번에 물고 사라집니다. 어찌나 그 속도가 빠른지 예민한 편임에서 불구하고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합니다. 슬슬 가려움이 느껴져 무심코 긁다 보면 깨알 같은 붉은 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아 모기다. 하고 나도 모르게 비통한 목소리로 내뱉고 맙니다. 그러나 모기 입장에서는 뱃속에 새끼인 알을 키우기 위에 고전분투하는 것이겠지요.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들어 팔뚝의 빨간 점을 내려다보니 문득 밤하늘의 북두칠성 같네요. 별처럼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래도 봐줄 만합니다. ‘그래 , 모기들아 내가 봐줬다.’ <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