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괜찮다 ” 어깨가 동그랗게 말린 노모가 핸드폰 속 자식에게 말합니다. 속삭임에 가까운 작은 목소리였는데 그 말이 제 귀에 나비처럼 날아듭니다. 노모의 괜찮음은 괜찮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요? 언제부터인가 안부 전화의 끝에 엄마는 제게 말하곤 했습니다. “ 엄마는 괜찮으니까 걱정 말아라 ” 그 괜찮음은 문득문득 찾아드는 먼저 떠난 이를 향한 그리움을, 늙어가는 것에 대한 노년의 쓸쓸함을, 날마다 뚝뚝 떨어지는 입맛과 체력을, 잠 못 이루는 긴 밤과 허망한 새벽을, 아직은 참고 버틸만하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노년의 괜찮음은 아직 참고 버틸만하다입니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