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꽤 자주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어르신이 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십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다정하던지 저도 모르게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더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가볍게 목례를 하곤 했지만 소리 내어 인사를 할 생각을 못했네요. 먼저 어르신이 제게 인사를 건네실 때까지요. 진짜 어른인 이 어르신은 한쪽 다리가 살짝 불편하신지 언제나 지팡이에 의지해서 힘겹게 걸음을 떼십니다. 한 번은 천천히 앞서 가시는 어른을 앞지르지 않고 뒤꽁무니를 따라 조심조심 걸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르신이 민망하거나 불편해하시지 않도록 말이죠. 그러나 어르신은 인기척을 느끼셨는지 뒤돌아 보시더니 저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하셨습니다. 저는 꾸벅 고개를 한번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앞질러 갔습니다. 그러면서도 파킨슨 병으로 늘 걸음이 힘드셨던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오늘도 어르신은 불편한 다리를 애써 움직이며 이 다리가 더 불편 지지 않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마음속으로 어르신의 행복한 하루를 위해 10초 행복명상을 해봅니다. 아울러, 오래오래 이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아네고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