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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전성시 Apr 25. 2020

Why 미니멀주택인가요?

30대를 위한, 미니멀주택 가이드라인 (2화)

새해 계획을 세우면서 한 달에 2~3편씩은 브런치에 글을 올려보려고 마음먹었지만,

회사일로 야근이 잦아지다 보니 한 달에 한편이라도 꾸준하게 써보자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평소와는 다른 주제로 썼던 '층간소음에서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글을 발행하고 다음 날,  

예상치도 않게 '다음 메인'에 글이 올라오면서 10만 조회수와 함께 구독자가 많이 늘어났다.

다음 글을 기대한다는 댓글까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연재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시작에 앞서, 글의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한 견해로 작성됨을 밝힙니다.
(혹시나 제 글로 인해 직업과 연관되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피해가 없도록, 민감하거나 잘못된 정보는 삭제 또는 수정하겠습니다)


'땅콩주택'과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주택'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땅콩주택''미니멀 라이프' 대한 설명은 간단히 해야 할 것 같다.


먼저 주택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땅콩주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땅콩주택'은 한 필지*의 땅에 한 채의 집을 짓는 일반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세로로 벽이 붙어있는 2채의 집을 하나의  집으로 설계하고 마당을 함께 공유하는 단독주택이다.

[* 필지 : 구분되는 경계를 가지는 토지의 등록단위로서 하나의 지번을 가지고 지적공부에 등록되는 토지의 기본 단위를 말한다.(출처 : 서울시 도시계획 용어사전)]


2011년경 처음 선보인 이후 유명세를 타고 전국 여러 곳에 건축이 되었는데, 특히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30대 가정에서 호응도가 높았고, 시대를 선도하는 하나의 건축 트렌드로써 자리 잡았다.


'땅콩주택'은 형제나 오랜 직장동료와 같이 특별한 지인상대적으로 낮은 건축비용으로 주택을 같이 건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토지와 건축물에 대한 재산권을 함께 공유해야 하고, 한 가정어떤 사정이 생겨 떠나야 할 때 한쪽 집만의 매매가 쉽지는 않다는 점, 그리고 층간소음이 아닌 벽간 소음이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후 3채가 붙어있는 '완두콩 주택'이나,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가 같이 살 수 있도록 설계된 '캥거루 주택'등으로 변형과 진화를 했고,

최근 이런 공유식 주택에 대한 수요는 이전보다는 약간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인기가 있는 편이다.


<땅콩주택 - ※ 이미지 출처 : 이집소 >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 역시 많은 30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트렌드 키워드이다.

언제부터 유행이 시작한 것인지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2015년 말에 출간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라는 책이 발간되던 즈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책이 유명세를 타면서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되어 대중들에게 더욱 알려지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사람들은 '복잡한 것으로 버리고 심플하게 사는 것'대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보통의 부모님 세대는 많은 짐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언제 가는 다시 쓰일 것이다' 생각으로 집안 어딘가에 쌓아두며 살고 계시지만,

지금의 30대는 오래된 물건보다는 새로 나오는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며,

불필요하거나 잘 안 쓰게 되는 물건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최소화하여  더 가볍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편이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책들은 최근에도 계속 출간되고 있고, 관련된 유튜브나 블로그  역시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 도서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2015.12) >




그럼, '미니멀주택'의 정의는?

근래의 주택시장 트렌드는 전통적인 중대형 규모의 '전원주택'에서 벗어나, '땅콩주택'과 같은 공유형 주택이 어느 정도 유행하고 난 , 최근 몇 년 전부터 작은 독립주택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30대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LH에서 분양하는 택지지구나 임야를 용도 변경하여 여러 개의 필지로 나눠 분양하는 토지들을 중심으로 심플하고 개성 있는 주택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는 이다.


사실 '미니멀주택'이란 명칭은 '땅콩주택'처럼 통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브런치 글을 쓰며 적당한 단어를 찾아봤는데 딱히 이렇다 할 명칭이 없어 사용해 본 인데,

'전원주택'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고,

'협소 주택'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크며,

그렇다고 '땅콩주택'처럼 옆집과 벽을 붙여 공유하지 않는 단독주택으로

아이를 키우는 30대가 선호할만한 사이즈와 인테리어를 겸비한 소형주택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려본다면,

'미니멀주택'이란,

건축면적이 30평대에 해당하는 단독주택으로,

불필요한 것은 줄이고 심플한 디자인 설계를 하고,

대신 인테리어에는 건축주의 개성을 최대한 살린,

4인 이하의 가족이 살기에 적합한 단독주택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한국의 미니멀주택은 일본의 소형주택들을 벤치마킹하여 디자인된 것들이 많다.


일본의 경우 인구에 비해 토지는 부족하지만 공동생활을 하는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부모님의 오래된 작은 전통가옥을 리모델링하거나 작은 땅에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건축한 미니멀한 주택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대신 젊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방이나 거실 구조개성을 충분히 살리고, 가족의 동선을 고려하여 실내 계단 등의 위치를 배치하면서 유니크한 인테리어를 반영하여 가족이 집안에서 보내는 삶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데 신경을 써서 짓는다.


우리나라의 미니멀주택은 이와 유사하긴 하지만, 일본 주택에는 보이지 않는 '한국식 정서가 담긴 작은 마당이 추가된 형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우리 집도 참고했던 개성 있는 일본 소형주택 디자인 예 ※ 출처 : https://alts-design.com/ >



Simple is the Best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 면,

30대를 보내면서 지금의 미니멀주택을 짓기까지 우리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와이프와 나는 초등학교 때까지 주택에서 보냈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어, 30대 초반 결혼을 하면서 우리 아이들 역시 가능하다면 주택에서 키우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이후 미국에 잠시 머무는 동안 뒷마당이 있는 큼지막한 전원주택들을 보고, 역시 주택이란 어느 정도 사이즈가 되어야 하고, 주말엔 마당에 자라난 잔디를 깎으며 이웃들과 함께 고기를 굽는 여유로운 삶을 떠올렸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업무 상 일본의 여러 곳을 출장 다니면서 작지만 개성 있는 주택들이 여기저기 많이 지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주택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후 30대 중반에 들어서며 적극적으로 주택살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간 저축한 돈으로는 주택을 짓거나 단독주택을 매매하는 게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에,

그리고 집을 짓는다는 건 도통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기도 해서 아쉬운 대로 주말이면 전세로 나온 주택들을 찾아 여기저기 보러 다녔다.

 

그렇게 구경한 집들 중 전세로 살아볼 기회도 있었지만 결국 마땅한 곳은 찾지 못했고,

한 번은 외곽 지역에 30가구를 모아 전원마을을 만들고, 같은 디자인으로 설계한 주택들을 짓는 건축시행사와 계약을 한 적도 있었다. 물론 이직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교통편이 문제가 되어 그 꿈도 결국 실패로 끝났다.


30대 후반이 되었을 때는 '미니멀 라이프'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땅콩주택이나 단지형 타운하우스찾아다니며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 직전까지 고민한적도 있지만 결국 독립된 형태의 주택의 꿈을 포기할 수가 없어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그렇게 30대를 보내는 동안 5번 정도 진지하게 주택살이에 도전했다 실패를 했고, 그때마다 

책에서 보던 규모 있고 완벽한 형태의 원주택의 모습은 점차 머릿속에서 사라지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우리 4인 가족을 위한 소형 단독주택을 지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고, 결국 지금까지 고민했던 어떤 형태보다 심플한 지금의 집을 짓게 되었다.



「30대를 위한,
미니멀주택 가이드라인」 은?


한번쯤 작은 주택을 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개인적인 견해와 경험담을 바탕으로

건축비용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나만의 심플한 디자인을 어떻게 찾아갔는지를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기록해보고자 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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