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살점이 나의 식탁에

그림책<지중해> 아민 그레더


“익사 후에,

그의 몸은 천천히 가라앉았다.

물고기가 기다리고 있는

바닥으로.”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글 없는 그림책이다. 나는 지난해 '아민 그레더' 라는 작가를 알고 나서부터 그의 신간을 기다려왔다. <섬>이라는 전작으로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섬>보다도 첫인상이 강하다. <지중해> 를 산 사람은 주번에 아마 나뿐이 없을 거라며. 그럼에도 아민 그레더는 소외되는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의 방식으로 이야기 해온다. 전작들을 모두 모아 이 작가를 마구 홍보하고 싶다.



표지부터 시작해 모든 그림이 압도적이다. 거칠어야 하고 목탄이어야 하고 '그림'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 어려운 주제다. 난민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 더욱 아프다. 그럼에도 계속 끌린다.

의무감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다. 분명 누구는 불편하다고 하겠다.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지중해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두가 알아야 한다며 불편한 진실을 그림 몇 컷으로 이해시키고 있다.



물에 가라앉는 시신

-> 시신을 뜯어먹는 물고기

-> 물고기를 낚는 어부들

-> 시장에서 그 생선이 팔리고

-> 독재 권력의 서구산 무기 구입 비용이 되는 생선판 돈

-> 난민을 파괴하는 무기

-> 난민이 이들을 피해 작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물에 빠짐

-> 다시 시신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이 순환과 연속이다.

자주 세계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내전으로 유럽을 향해 가던 난민선의 침몰. 이 그림책을 보고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른척할 수 있을까? 지중해산 참다랑어(참치) 를 우리는 자주 만나고 있는데...


그림책이 이렇게 무거울 일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작가가 가장 다루기 쉽고 표현하기 좋은 도구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말할 뿐이다. 그 도구가 그림책이든 뉴스든 영화든 . 난, 사실 아름다운 그림이면 소장하여 행복해질 가치가 있는 것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책들은 공공재가 되어 많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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