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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Aug 01. 2023

작은 것들을 위한 좀 요상한 시

김치찌개


김치찌개 김치찌개

김치는 물렁물렁

두부는 보들보들

국물은 보글보글


6학년 때 교지에 낼려고 썼는데 

울던 친구가 보고 웃었다

난 진심이었는데


김치찌개 김치찌개

일차원적인 시어들

그게 나인걸

브런치는 한없이 가볍


그치만 찌개 국물은 진한 게 좋아




낮잠


딸아이가 한 시간째 혼자 놀고 있다

그분이 오신 게 분명하다

남편은 컴퓨터 앞에 나는 이불 속에

오 아름다워라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다


까슬까슬 차가운 이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여기가 천국이로세


최강야구를 본다

재미있다

잠이 솔솔 온다

얼마만의 자유시간인가


베개에 침 흘려도 나무라지 말지어다




샌드위치


치즈불고기 샌드위치

넌 뭐니

너무 맛있잖아


양상추의 프레쉬함

치즈의 부드러움

소불고기의 고소함


매콤짭짤 소스

그래도 괜찮아

토마토가 싱거우니까


그중 최고는 역시 양상추

 베어불면 초록색이 입 안에 가득 퍼져

아사삭 하는 소리

양상추 없는 샌드는 생각할 수 없어


와퍼에는 양상추가 넘쳐나야 해

이삭토스트엔 양배추가 가득해야 해

서브웨이는 언제나 올리브 추가야


맛있는 샌드위치

예쁘게 못 먹는 샌드위치

커다란 샌드위치

아침에 먹고 저녁에 또 먹어


(추가 : 브런치 메인에 걸린 항상 48kg를 유지한다는 어느 작가님의 글을 읽고 자기반성 중. 글까지 너무 잘 쓰셔서

부러움. 작가님들 메인에 한번 들러보세요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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