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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담 Aug 16. 2023

자리와 자신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사기열전 손숙오 편] 사기열전을 통해 배우는 삶의 지혜

손숙오(기원전 630년~기원전 593년)는  성이 미(羋), 씨(氏)는 위(蔿)이며 이름은 오(敖), 자는 손숙(孫叔)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자뒤에 이름을 붙여서 손숙오라고 했는데, 위오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더 맞겠습니다. 아버지는 초나라 귀족 위고인데 모함을 받았고 이로 인해 위오가 이름을 손숙오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손숙오


양두사, 머리가 둘인 뱀


손숙오가 어렸을 때 집에 울면서 들어왔습니다. 어머니가 묻자 그는 길에서 머리가 두 개 달린 뱀을 만난 것을 말했습니다. 당시 양두사를 본 사람은 죽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손숙오는 다른 사람이 양두사를 보지 않도록 죽이고 땅에 묻고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이 모르게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에서 복을 주고 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치수사업 및 초나라 재상


손숙오는  잦은 홍수가 발생하자 가산을 털어 회하 지역의 3년간의 수리사업을 하여 보를 축조하였고, 이로 인해 농지에 물을 보내게 되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보 이름은 기사피(期思陂)라고 하며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습니다.


당시 초나라의 왕은 장왕이었으며 후에 춘추 5패가 될 정도로 나라가 부유하고 강대하게 되는데, 손숙오가 많은 역할을 하였습니다. 장왕은 재상 우구의 추천에 따라 손숙오를 재상으로 삼고, 그의 다스림에 따라 나라는 평화로워지고, 범죄가 줄어들고, 나라가 부강하게 되었습니다. 



화폐변경 및 수레바퀴


장왕은 화폐가 너무 가볍고 작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무겁고 큰 화폐가 더 좋다고 여겼나 봅니다. 그러나 이는 생업을 하는 백성들에게는 큰 불편을 초래하였고 화폐 사용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에 영향을 끼쳐 거래를 힘들게 하였고 백성의 삶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시장 관리자로부터 들은 손숙오는 왕에게 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고 화폐를 기존과 같이 바꾸어 줄 것 요청하자 왕이 허락을 하였고, 사흘 만에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초나라의 수레는 생활습관상 수레바퀴가 작고 높이가 낮았습니다. 왕은 이것이 말의 불편을 초래한다고 생각하여 수레를 높이는 법령을 제정하고자 했습니다. 손숙오는 잦은 법령은 백성을 혼란스럽게 하니, 꼭 수레의 높이를 높이고자 한다면 마을의 문지방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수레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레에서 내기 기를 원치 않으니 높은 문지방을 넘기 위해 큰 수레바퀴와 높은 수레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집행을 하자 반년만에 백성이 모두 수레를 높이게 되었습니다.



일평생을 청렴하게 지낸 손숙오


세 번이나 재상을 지낸 손숙오였으나 그의 가족은 너무나 가난했고, 아들은 땔나무를 져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였습니다. 손숙오가 죽고 나서 그 가족의 어려움을 알게 된 친구 우맹은 왕을 찾아가 손숙오의 가족은 송곳을 세울만한 땅도 없다(立錐之地)하여 왕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가족에게 땅을 하사 받도록 하였습니다. 손숙 오는 죽기 전 아들에게 왕이 땅을 하사하게 되면 좋은 땅을 받지 말고 변방의 좋지 않은 땅을 요청하라고 합니다. 풍요로운 땅은 항상 다른 이들의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죠. 손숙오의 말과 같이 아들에게 부여된 땅은 모두 큰 관심이 없었고 10대까지 유지되었습니다. 





손숙오의 정책 선정 방법은 항상 백성의 입장과 관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한 정책은 백성들이 자연스럽게 따르도록 했습니다. 일평생 청렴했으며 나라를 잘 다스린 손숙오로 인해 초나라는 부강하게 되었으며, 춘추시대에 초나라를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손숙오는 세 번의 재상이 임명되었을 때도 기뻐하지 않고, 세 번의 재상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을 때도 후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재상이 된 것이 자신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며, 재상에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도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기중심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을 잘 알고, 재상이라는 권력의 자리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  자체를 더 중요시한 매우 성숙한 사고의 단계라고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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