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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샷나 Jun 14. 2022

어디로 갔을까. 우리 음식은..

배달사고에 대하여.







































 남편이 직접 배달을 갔을 때의 일이다.

픽업 장소에서 금방 내려온다는 통화 후 잠시 기다리는데, 고객으로 추정되는 분이 다가왔다.


"닭갈비 시키셨나요?"

(당연하다는 듯) "네."


그렇게 음식을 전해드리고 돌아오려는데 잠시 후 전화가 왔다.


"어디세요? 아뇨, 음식 못 받았는데. 저 지금 내려왔는데??" 


당황한 진짜 고객님의 목소리였다.

그럼 태연한 얼굴로 우리 음식을 가져간 그분은 대체 누구였을까.

우연의 일치로 같은 시간에 같은 호텔에서 같은 메뉴를 시킨 걸까. '닭갈비가 그렇게 흔한 음식인가?'

실수로 받았다 한들, 영수증에 상호며 가게 전화번호가 떡하니 있는데 그냥 받고 아무 연락이 없는 건 무슨 경우인가.

 

 이외에도 배달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동이나 호수를 헷갈려 잘못 배달하는것이 가장 많고 배달 중 음식이 쏠려 훼손되거나 기사님이 접촉사고가 나서 배달이 완료되지 못한 일도 있었다. 이런 경우엔 기사님이 가게에 배상을 한다. 음식은 기사님이 수거하셔서 드시거나 폐기한다.

손해의 유무를 떠나 수많은 가게 중 우리를 찾아주고 음식을 기다리셨을 고객님을 생각하면 참 속상한 일이다.


 그보다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우리 가게에도 가끔씩 미스테리한 사건이 발생했다.

분명 정확한 주소에 제대로 배달했다는 기사님과 음식을 받지 못했다는 고객님.

기사님의 실수인지 고객님의 거짓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렇게 되면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한다. 

쿠팡이츠나 배달의 민족 고객센터에서는 이런 경우 기사님이 배상하게 한단다.

정직하게 배달했는데 받아 놓고 못 받았다 거짓말을 했거나, 음식이 문 앞에 있던 잠깐 사이에 누군가 슬쩍한 것이라면 기사님은 얼마나 억울할까..

쿠거지, 배진상이란 말이 있다. 비대면 배달로 음식을 받아 놓고 못 받았다 거짓말을 하는 것.

자칫하면 기사님이 독박을 쓰신다. 건물입구와 호수 앞 배달완료 사진은 필수다.  철저한 기사님은 바디캠을 달고 다니시기도 한다. 

 거짓말한 누군가를 생각하면 인류애가 사라지지만 가게에서 배상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덮어 두기로 했다.

무슨 일을 하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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