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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가연 Nov 22. 2022

아이의 결점을 부모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존 버닝햄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를 읽고 나서


존 버닝햄의 그림책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에서 가장 인상적이 장면이 있었다. 형제들과 달리 깃털이 없는 보르카를 위해 엄마 기러기는 털옷을 만들어준다. 아기 기러기 보르카는 밤마다 털이 없어서 떨기 때문이다. 엄마는 뜨개바늘을 꺼내 공들여 보르카에게 맞는 털옷을 떠준다. 존 버닝햄이 살았던 영국의 뜨개 문화는 굉장히 활성화되어있는 곳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뜨개질 파워블로그 분들 중에 영국 뜨개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국인 니 터분들도 많이 나온다. 해리포터의 배경인 '영국'에서 조지의 엄마도 뜨개질을 하고 있지 않았는가.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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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 엄마가 아이의 결점에 대해서 잘 알게 된다.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하며 바라보다 보면 유독 우리 아이만 키가 작다거나, 운동신경이 떨어진다거나.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격이라는 점이 보인다. 첫째만 키울 때는 이런 문제들이 '내 탓인가' 아이에게 어떤 능력을 엄마인 내가 부족해서 주지 못한 것은 아닌가 자책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양육방식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믿었었다. 게다가 주변에서는 아이의 문제는 엄마에게 지적하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작동된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 이 생각이 바뀌었다. 전혀 다른 아이가 등장한 것이다. 첫째와는 다른, 전혀 다른 성격적인 장단점을 가지고 태어나서 전혀 다른 태도로 인생을 살아간다. 나는 둘째 아이를 보며 이것이 둘째로 태어난 위치적 특징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두 번째라서 좀 더 양육을 잘한 것인지를 고민해보았다. 무엇이든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며 나열해보고 드는 생각은 둘 다. 내가 세운 가설들의 비중만 다를 뿐 그 모든 것들이 둘째의 성격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나 장단점을 가지고 살아간다. '털'이라고 표현되는 자기를 방어하는 수단이 없는 보르카는 어머니가 입혀준 털옷을 입고,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형제들과 고향을 떠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세계로 가기 위한 배에 오른다. 그 배에서 만난 선장과 개 파울러를 만난다. 이들은 보르카가 배에 올라온 것을 받아주고 배에서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이 이야기에서 나는 <보르카>라는 기러기가 과연 성장하며 어머니가 입혀준 털옷을 벗는지에 대해서 주목했다. 과연 어머니의 털옷은 보르카에게 어떤 의미이며, 그것을 벗는 것이 보르카에게 다른 성장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서 자신의 단짝인 사랑하는 기러기를 만나고, 어른 기러기가 된 보르카는 여전히 어머니의 털옷을 입고 있다. 나는 보르카의 털옷을 보며 아이가 자신의 결함을 인정하고도 그 세상의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따뜻하게 긍정할 수 있는 완충제 역할을 내가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아이에게 털옷과 같은 선물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말이다. 물론 아이가 불편하다면 내가 뜬 털옷은 언제든 벗어도 좋다.




아이 스웨터 도안 정보나 자세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show_show/221130035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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