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 먹는 것에 진심인 카츠라기 노 사토 료칸

곤들메기 구이 등 저녁을 2시간 동안 먹었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가미고치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산골에 카츠라기 노 사토(katsuragi no Sato)라는 4성급 료칸에 짐을 풀었다. 먼저 묵었던 유모토 사이토 료칸(Yumoto Saito Ryokan)보다 자연미가 물씬 풍긴다. 건물과 내부장식 및 구조가 더 일본 답다. 창문밖에는 계곡물 떨어지는 소리가 우렁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젊은 남자 직원이 나와 커다란 트렁크를 옮겨줬다. 료칸에 들어서자 여종업원이 AI자동번역기를 이용해 안내해준다. 영어는 서툴지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방안에는 다다미가 깔려 있으며 장작불에 꼬치구이를 해 먹을 수 있는 모래판이 있다. 료칸 주변에는 민가가 없기에 먹을 것을 사 갖고 가서 방 안에서 구워 먹으면 된다고 작은아이가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불은 저녁 먹으러 가면 직원들이 깔아주며, 아침 먹으러 가면 걷어준다. 예전 료칸에 갔을 때도 그랬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색다른 서비스다. 일본 답게 말차도 타주고 말차를 먹을 수 있도록 다기세트가 놓아져 있다. 노천탕 안에는 고인돌 같은 것이 가운데에 놓여있고 밑으로 지나다닐 수 있다. 자작나무 숲 속 온천에 들어온 느낌이다. 물은 맑고 유황내음은 약해 거의 없는 정도로 마셔도 거부감이 없다. 단점은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수시로 탕 안에 떨어진다.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이다.


이곳은 약황산 온천으로 물빛이 투명하며 수질도 좋다. 매끈한 질감의 수질을 좋아한다면 유모토 사이토 료칸(Yumoto Saito Ryokan) 온천이 이곳보다 나을듯하나 이곳 수질도 빠지지는 않는다. 산골이라 해가 일찍 지는 것도 있지만 일본과 우리나라는 같은 時(시)를 사용하나 일본이 동쪽에 있기에 아침이 빠르고 일몰도 빠르다. 오늘 일출이 5시 52분, 일몰이 5시 21분이다. 오늘 서울은 일출 6시 36분, 일몰 6시 01분이다 일본 오기직전 낚시 갔을 때 동이 트지 않았지만 찌가 어슴프레 보일 때가 6시 20분경이었다. 오늘은 비가 와서인지 5시 10분인데 벌써 어둑하다. 산속이라 할 일도 없다. 저녁식사시간이 남아있기에 유카다로 갈아입고 온천욕을 했다.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기껏해야 료칸 주변을 산책하는 것과 온천욕을 하는 것밖에 없다. 괜히 머리도 맑아지는 듯하다.


석식이 시작되었다. 이와나라고 하는 곤들메기가 소금이 발라져 화로옆에서 구워지고 있다. 소고기 초밥과 겉만 살짝 익힌 육회가 나왔지만 고추장이 없으니 육회는 넘어가지 않는다. 된장 바른 밥꼬치, 민물고기인 아마고회 등이 나오는데 먼저 료칸보다 양도 많고 맛도 있다. 이곳은 음식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료칸이란다. 소고기화로구이를 먹으며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아 항복했다. 밥과 된장국은 먹지 못하고 디저트인 포도 푸딩을 마지막으로 끝냈다. 저녁을 2시간 동안 먹었다. 미쉐린 가이드에 나온 집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확인하지 못했으나 나올만하다. 예전 크로아티아 미쉐린가이드 맛집에선 3시간을 식사했는데 식사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미쉐린맛집의 특징인가?.

조식 구색도 대단하다. 민물고기 숯불구이, 유부, 고추 구이 등 조그만 반찬들 20가지 정도로 먹는 것에 진심인 료칸이다. 절임류가 많지만 특색있는 음식이 많다. 떡갈나무 나뭇잎 위에 된장을 올리고 숯불에 올려 뜨거워지면 유부나 고추구이를 된장에 찍어 먹는다. 된장 질감은 한국 강된장과 비슷하나 맛은 구수하고 단맛이 돈다. 먹을 것에 진심인 사람들은 이 온천이 좋을듯하다.


4명이 이 정도로 먹고, 자고, 온천욕을 했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가격일까? 한정식을 먹었다면 가격이 얼마나 될까? 신용카드로 계산하면 5프로를 더 내야 한다고 한다. 억울하지만 현금이 부족해 카드로 계산했다. 히다소고기 화로구이를 추가했고 신용카드로 계산해 먼저 묵었던 Yumoto Saito Ryokan보다 조금 더 가격이 높았다. 일본은 밥 먹으러 료칸에 오는 것 아닐까? 우리나라 숯가마에서 땀 내고 삼겹살 구워 먹는 것을 봤는데 그곳과 비슷하게 먹고 온천하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우리나라도 조금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상품화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자동이체도 되고 카드로 계산한다고 추가로 5% 받지 않는 것만 해도 경쟁력이다.


Yumoto Saito Ryokan에서도 곤들메기 구이가 나왔다. 이 지방에서 직접 잡은 것이라고 하며 맑은 물에 사는 민물고기답게 민물냄새가 없다. 민물고기 특유의 감탕내로 인해 민물고기를 먹지 않는데 별 거부감 없이 곤들메기 구이를 먹었다.

우리나라에서 본 적은 없지만 히다산맥 가미고치에 갔을 때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서 헤엄치는 곤들메기를 봤다. 곤들메기는 연어과 어류로 陸封(육봉)화된 것으로 두만강, 압록강상류, 시베리아, 일본에 분포하며 길이는 20~70Cm라고 한다.

예전에 봤던 일본낚시만화가 생각났다. 전문낚시꾼이 대물 곤들메기를 잡는 내용이다. 곤들메기는 조심성이 많아 사람 그림자가 보이면 도망간다고 한다. 그림자가 보이지 않게 나무 그늘 속 또는 해를 마주 보며 플라이 낚시를 던진다. 플라이낚시 던지는 솜씨가 얼마나 정교한지 수미터 떨어진 곳 나뭇잎위에 있는 이슬을 바늘로 꿴다고 했다.

만화내용으로 보면 곤들메기는 자기 영역이 있고 공격성이 있는 어종으로 보인다. 처음 봤고 처음 먹어본 곤들메기 체형, 무늬, 크기는 우리나라 열목어 비슷했다. 열목어도 연어과 어류로 陸封(육봉)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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