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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Sep 17. 2024

919. Coffee, 커피

권봉현, 이은주著, 대왕사刊

 커피 로스팅을 시작하며 책을 먼저 볼까 생각했지만 몸으로 배우기로 하고 초보단계를 벗어난 직후에 책을 봤다. 물론 로스팅을 얕잡아보거나 사전 지식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지인들이 로스팅하는 것을 몇 번 봤고 수도 없이 많게 커피를 얻어먹은 입맛이 밑바탕 지식의 전부였다.

 장단점은 있는 것 같다. 로스팅 학원을 다닌다면 당연히 실습과 이론을 병행하여 책을 보게 될 것이니 체계적일 것이다. 시행착오를 줄여주며 효율적이기도 하니 장점이 많은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책을 보고 이론을 먼저 배우면 그 세계에 갇히게 되어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경험했던 수많은 실패사례를 몸으로 겪은 후 책을 보니 머리로도 배우고 몸으로도 배운 장점이 있으니 그것도 괜찮았다. 물론 학원 다니며 체계적으로 배우는 쪽이 실패할 확률이 적으나, 실패경험은 강열하고 오래가며 자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홈 로스팅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로스팅 학원을 다니거나 책을 먼저 보고 시작하라고 권할 것 같다. ‘책을 보고 이론을 먼저 배우면 그 세계에 갇히게 된다.’를 극히 싫어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성격 탓이기에 비효율적 방법을 권할 수 없다.


 이 책은 로스팅 학원 교재로 사용해도 될 만큼 커피의 기원부터 재배 및 가공, 로스팅, 추출, 매장관리까지 다룬다. 홈 로스팅을 하는 사람들은 필수지만,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전문서적을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참고로 'coffee skill(ARK international刊)', '바리스터를 위한 커피 입문서(우인애, 박미영著, 교문사刊)', 'coffee 바리스타가 알아야 할 원두에서 카페관리까지(김미리著, 충남대출판문화원刊)' 란 책도 봤으나 각각의 특징이 있다. 'coffee skill'은 자영업, '바리스터...'는 바리스터에게 필요한 책이며 홈 로스팅이나 홈 브루잉을 하는 사람에게는 'Coffee, 커피(권봉현, 이은주著, 대왕사刊)'이 유용하다. 

 매장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좋을 두 가지 정보만 추려봤다.


Natural과 Washed

 커피는 일반적으로 이름이 길다. Ethiopia yirgacheffe G1 aricha wubanchi washed같이 국가명, 생산지역, 등급과 품종, 농장명이 표기되며 마지막에 가공방식인 Natural 또는 Washed라는 단어를 붙인다. 앞에 붙은 모든 내용이 같아도 가공방식에 따라 맛이 다르다.

 커피체리는 수분함유량이 65%를 넘지 않는데 이를 최대 12%까지 건조한다. 수확한 체리를 외피와 내피를 떼어내고 햇볕에 20일쯤 말리는 것을 내추럴 가공방법이라 한다. 탈곡과정을 거쳐 생두를 얻으며 이 방식은 결점두 발생률이 높다.

 내추럴 가공방법으로 가공된 커피는 톡 쏘는듯한 맛, 거친 맛, 달고 풍부한 바디감, 과일향, 흙의 풍미 등 자연스러운 커피맛을 낸다. 건조과정에서 관리가 어렵고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가공방식을 내추럴 커피라고 부르며 세척방식에 비해 중량감이 있고 과실수의 풍미와 토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상품화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커피씨를 과육과 함께 말리는 자연건조식과 달리 습식가공은 열매를 수확해 과육 속의 커피씨를 물로 세척하여 말린다. 과육을 제거한 커피씨는 점액질에 싸여 있다. 점액질이 있는 원두는 자연적으로 발효되기도 하지만 효소를 넣어주거나 발효과정에 물을 첨가하면 더욱 활성화된다. 이는 점액질을 없애기 위함으로 6~80시간이 소요된다. 이후 물로 세척하고 건조과정을 거쳐 15% 정도로 수분율을 낮춘다.

 자연건조보다 습식건조한 생두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맛과 냄새를 제거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컬럼비아를 비롯한 마일드 커피는 습식건조가공하여 공급하기에 국제 커피시장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


세계 3대 커피

 요즘은 프랜차이즈 커피집을 가도 커피 종류가 다양하다. 물론 고급 로스터리카페에 가면 더욱 다양한 커피를 판매한다. 주로 브라질 커피와 마일드 커피로 아래 내용을 한번 읽어두면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고를 수 있다.

브라질커피: 세계 3대 커피의 중심인 브라질커피는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중간은 한다고 한다. 신맛도 약간, 달콤, 구수함도 약간, 쓴맛도 약간 난다. 묽게 마시면 밍밍하니 진하게 마셔야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커피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성질은 상큼한 신맛과 바디감인데 브라질 커피의 강점은 바디감이다. 그래서 에스프레소용에는 브라질커피가 많이 쓰인다.


로부스타 커피: 구수하다. 커피의 3대 맛은 신맛, 단맛, 쓴맛인데 이는 일반적인 추출과정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로부스타 품종은 신맛이 약하고 쓴맛이 강하다. 단맛에는 달콤함과 구수함이 있는데 로부스타는 구수한 특성이 강하다. 그러나 이 커피가 들어가면 전체적인 향기가 나빠져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권하지 않는다.


마일드 커피: 3대 커피가운데 신맛 특성과 깨끗한 느낌을 주어 조금 더 고급스럽다. 물의 양을 늘려 커피를 순하게 하거나 우유를 넣어 커피 맛을 중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마일드 커피는 에티오피아계, 타이피카계, 버번계의 커피들로 품종, 교배, 재배환경, 가공기술에 의해 다양한 개성을 가지게 된다

- 향기를 특성으로 하는 커피: 단연 아프리카 커피다. 하와이 코나, 과테말라 안티구아 같은 커피에서 접할 수 있는 잔잔하면서 조화로운 향기도 있지만 이는 단종에서 빛나는 커피라 할 수 있다. 다른 커피와 섞이면 특성이 무너진다. 아프리카 커피는 향기가 너무 강해 단종으로 즐기기에 지나친 것도 있다. 블랜딩 하면 발군의 위력을 발휘한다. 묽은 가운데서 바디와 좋은 향기가 올라온다면 이상적인 커피다.

- 맛에 강점이 잇는 커피: 마일드계 맛의 특징은 깨끗한 신맛과 달콤, 구수한 단맛 가운데 달콤함이다. 이런 특징을 갖는 커피는 중남미 커피들로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커피들이다. 단품으로도 쓸만하지만 블랜딩 하기도 좋다.

- 바디감에 강점이 있는 커피: 커피 생두를 평가할 때는 상큼한 신맛과 바디감을 평가한다. 신맛은 비교적 고급 커피의 특징이며, 바디감이 강하면 일단 좋은 커피다. 바디감은 커피의 맛을 풍성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충실한 바디감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커피들은 흙냄새와 결함이 큰 단점이 있다.

- 마일드계 커피의 원종 타피오카품종: 이 커피는 여러 커피의 특징을 갖고 있어 단맛, 신맛, 쓴맛, 바디감 등으로 모든 면에서 중간은 되는 향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커피는 자메이카, 쿠바, 도미니카 등의 서인도제도와 하와이, 파푸아뉴기니 등 섬나라에서 집중적으로 재배되고 중남미에서도 재배한다.  


 맛을 기준으로 한 세계 3대 커피는 자메이카 Blue Mountain, 하와이 Kona, 예멘 Mocha Mattari를 꼽는다. (바리스터를 위한 커피 입문서: 우인애, 박미영著, 교문사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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