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전시회에서 미디어를 활용하는 3가지 방법
스타트업이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전 세계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글로벌 전시회에서 이제 갓 시작한 기업을 알아봐 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굳이 그 수많은 기업들과 경쟁을 하지 않더라도 스타트업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부스가 아니라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나 온라인으로 전시회가 개최될수록 부스의 개념은 사라지고 미디어가 추천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은 어떻게 전시회에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까?
가상공간이 현실과 융합되는 메타버스의 시대, 그 시작을 연 것은 오큘러스이다. 오큘러스는 19세의 팔머 럭키가 2012년 창업한 VR 기기 회사이다. 여느 스타트업의 창업 스토리와 비슷하게 오큘러스 역시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한 작은 트레일러에서 조잡한 렌즈와 플라스틱을 조립하여 VR기기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2014년 오큘러스는 20억 달러에 페이스북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그 성공의 시작을 알린 것은 부스 하나 얻지 못해 전시장을 서성거렸던 2013년 CES에서부터였다.
2013년 1월, 오큘러스의 창업자 팔머 럭키는 CES에 참가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다. 하지만 이미 수개월 전에 모든 부스가 마감되고, 오큘러스는 단 한 부스도 CES에서 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 그나마 얻을 수 있던 공간이 전시장에서 수 km 떨어진 베네시안 호텔룸뿐이었다. 전시장이 아니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지만 오큘러스는 오히려 CES의 미디어 리스트를 입수하여 주요 기자들을 베네시안 호텔로 초대한다. CES의 가장 유명한 매체중 하나가 '더 버지(the verge)'인데 오큘러스는 '더 버지'와의 인터뷰와 시연을 통해 미디어가 선정한 Best of CES 2013에 선정되고, 전시회 기간뿐 아니라 전시회가 끝난 이후에도 '엔가젯(engadget)' 등 수많은 언론 매체를 통해 2013년 가장 주목해야 할 IT 기기로 선정되었다.
오큘러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스타트업이 전시회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미디어를 활용해 노출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전시회로 변화할 미래에 더욱 중요한 전시 마케팅 방법이다.
1. 미디어 리스트를 확보하라.
전시회는 수많은 미디어의 취재 타깃이다. 전시 주최자가 제공하는 미디어 리스트나 또는 포털에서 전시회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미디어 기자 명단을 확보하라. 전시회 개최 최소 2주 전까지 기자들에게 전시 기간 중 인터뷰 요청 메일을 정중히 보내야 한다.
2. 부스를 벗어나라.
스타트업이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공통점은 모두 부스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스피치와 어워드, 그리고 미디어 인터뷰나 시연을 통해 주목받아야 한다. 따라서 전시회 기간 중 가장 인터뷰했을 때의 그림이 잘 나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라. 전시장의 프레스 센터나 주변 호텔의 미팅 룸 등 경쟁사에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우리 기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라.
3. 전시회 첫째 날을 목표로 하라.
전시회 기간을 온전히 우리 기업의 홍보 기간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무조건 전시회 첫째 날을 인터뷰 날짜로 잡아야 한다. 보통 기자들은 전시회 개막과 동시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1일 차 오전 시간을 잡는 것이 좋다. 첫째 날의 인터뷰는 연쇄적으로 타 미디어와의 인터뷰나 취재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1일 차 또는 그 전날을 목표로 해야 한다.
CES, MWC, IFA 등 글로벌 전시회들은 모두 공식 미디어 파트너가 있을 뿐 아니라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인플루언서와의 홍보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있다.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스타트업의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다면 부스를 벗어나 전시회가 열리는 도시의 인프라를 모두 활용하여 우리 기업을 알릴 수 있다. 2013년의 오큘러스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