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소통은 단순한 말의 주고받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지시나 설명보다, 표정과 어투, 침묵 속의 기색이 더 많은 의미를 담아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늬앙스는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기 쉽습니다. 같은 말이 어떤 이에게는 격려로, 또 다른 이에게는 압박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간관리자의 자리는 이러한 차이를 가장 선명하게 마주하는 위치입니다. 리더의 지시는 암시적이거나 간접적인 표현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팀원에게 전할 때는 해석의 여지가 개입되어, 본래 의미가 달라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팀원의 반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침묵이 동의인지, 무관심인지, 혹은 반대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늬앙스가 지배하는 소통은 풍부함을 주지만, 동시에 오해와 불신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이때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의미의 차이를 메워 주는 일입니다. 단순히 전달자가 아니라, 메시지를 분명하게 다듬어 서로가 같은 지점을 바라보도록 연결해 주는 조율자가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이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라는 짧은 질문이 갈등을 예방하는 열쇠가 됩니다.
늬앙스는 조직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자원입니다. 그러나 그 자원이 왜곡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야말로 조직의 신뢰를 세우는 길이며, 중간관리자가 맡아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