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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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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Nov 14. 2020

익어간다.

겨울 햇살이 색을 빛나게 하면
나무의 시간은 외로울 사이 없이

익어간다.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의 붉음이

마지막인 것처럼
자세히 보면 시작 같다.
다 해가는 것들
다가오는 것들
찍기도 버거워 담으면 사라지고 온다.
설익은 것들은
풍경 속에 가둬버리기도 벅차
품다가 열이 났다.




대학 캠퍼스의 가을이 익도록
빛이 들다가
이윽고 바람이 통했다.


토요일도 일했다.

다만 기껍다.
힘껏 이야기 나누는 창가로
스산한 바람소리 들렸다.

간간히
을도 거기 있었다.


오후 4시가 넘어서 마치고 나오는데
낙엽 사이로 바람이 낮게 쓸렸다.
나는 또 멈춰 서성였고 걸었다.
오늘은 내 곁의 한 사람이 동행했다
눈이 맞고 마음이 맞았다.
알싸한 찬바람도 맞고,


해가 저물수록
풍경 속에 갇힌 두 사람
겨울, 이라는 두 글자는 열려서
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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