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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an 17. 2022

겨울나기 중이었어요.


저 너머 남덕유산이래요. 그 옆으로 가야산 능선이 희미하게 보여요. 또 그 옆으로 금오산 황학산 그리고 가산. 팔공산. 앞산. 비슬산. 도요. 대구를 둘러싼 찾기 중. 그 아래 낙동강 옆에 서 있기.


몹시 시린 오늘, 사문진의 하늘은 참 파랬어요. 바람 불면 일어나는 강 물결들. 마치 차르르 샛 물처럼요. 결대로 차례대로 바람에 몸을 맡겼어요.  그리고 또 몇 무리의 오리들도 그랬어요. 둥둥 물결에 몸을 맡겼어요. 참 정돈된 사이를 유지하면서요. 서둘지도 않았어요. 그러다 파도를 덮어쓸지도 모르거던요. 어떤 사이도 거스르지도 않았어요. 가만가만 겨울나기 중이었어요. 참, 헤엄을 치지 않은 건 아니였다고 해요.

 

때마다 물결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부서지지 않고 결대로 선을 이은 느낌이었는데요. 층층이 물결은 유난히 짙은 파란 띠를 그리며 반짝였어요. 따라 걸었어요. 한참을 추운지도 모르고요.

며칠 전 이곳의 바람보다는 훨씬 시렸지만 저는 그래서 더 좋았어요. 머릿속으로 화~박하향이 났거던요. 이런 소소함으로 저두 여기에서 겨울나기 중이었어요. 서두르지 않고 결대로 가만 가만히요. 그래서 또 올거래요. 아직도 겨울이거던요.


추신, 보글보글 순두부찌개는 완전 겨울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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