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했다. 코펜하겐 시내와 가까웠다. 열쇠로 문을 열어야 했다. 코펜하겐 도착 전에 집주인이 메시지로 열쇠 위치를 알려줬다. 메시지를 보며 집 옆의 벽면에 부착된 박스에서 비밀번호를 어렵게 알아냈다. 드디어 열쇠를 찾았다. 열쇠를 꽂고 손잡이를 돌렸더니 문을 열 수 없었다. 몇 번을 다시 시도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집주인에게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계속 여러 방법으로 도전했다. 결국 오랜 사투 끝에 문을 어렵게 열었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숙소 방에서 짐을 간단히 정리했다. 배가 고파서 가져온 햇반, 고추장 그리고 참치캔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코펜하겐을 간단히 둘러보고 싶어서 식사 후 숙소를 나섰다.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우산을 썼다. 지하철역을 찾아 걸었다. 구글맵이 있었지만 찾기 힘들었다. 지나가는 덴마크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 중간쯤 가다가 또 물었다. 두 명의 덴마크 남자였다. 그들도 그 지하철로 가는 길이라며 함께 가자고 했다. 그들을 따라가니 조금 후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시티패스 24시간 티켓을 구매했다. 하루 동안 코펜하겐 중심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무한정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었다. 가격은 80크로네이며 원화로 15,000원이 넘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얼마 후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서 버스로 갈아탔다. 티켓을 버스 단말기에 찍었다. ‘띵’ 소리가 나지 않았다. 시티패스 티켓은 지하철과 버스 단말기에 찍어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안 찍히니 버스 기사에게 티켓을 보여줬다. 동시에 ‘시티패스 티켓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버스 기사는 티켓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냥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왜 티켓을 확인하지 않지?”
나는 의아했다. 이때 버스에 탄 덴마크 사람들은 나를 주시하지 않았다.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이런 경우 버스 기사가 정확하게 카드를 단말기에 찍었는지 소리로 일일이 확인한다. 카드를 단말기에 찍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버스 기사는 그 사람이 단말기에 찍는 것을 신경 쓴다. 버스에 탄 많은 사람도 안 찍은 사람을 쳐다본다. 나도 쳐다봤다. 그 사람이 왜 카드를 안 찍었는지 이유도 궁금했다.
버스에서 내렸다. 오는 비는 그쳤다.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으로 향했다. 궁전에 도착하여 둘러봤다. 잠시 둘러본 후 발걸음을 옮겼다. 오후 9시쯤이었지만 밝았다. 옆을 보니 자전거 반, 자동차 반이었다. 그 정도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았다. 자전거의 행렬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자전거를 타는 어떤 여자의 옷매무새였다. 그 여자는 바지 대신 치마를 입고 있었다.
“치마 입고도 자전거를 탄다고? 불편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는 아주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탔다. 주위의 시선 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주위 사람들도 그런 모습을 신경 쓰지 않았다. 덴마크 사람은 주위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타인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