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면 뽀뽀를 먼저 해 주는 남편, 퇴근 후 젤 먼저 아내에게 뽀뽀를 한다.
아이들은 이런 엄마, 아빠를 보고 자랐다. 어릴 때는 아들, 딸 스스럼없이 아빠, 엄마한테 뽀뽀해주었다. 사춘기가 되고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점점 스킨쉽이 줄기 시작했다.
“상원아, 엄마가 뽀뽀해도 돼?”
“으~~ 아니요, 괜찮아요!!”
“왜 엄마는 우리 아들 사랑하는데 한 번만 해주면 안 돼!!!”
“아빠하고 하세요!!”
아들은 단칼에 거절한다. 아이들이 난처해하는 아이들이 볼 때 재밌고 그런 반응이 올 시기라는 것을 느낀다. 딸아이에게도 시도 해 봤지만 같은 반응이였다 속으로 ‘뭘 알고 저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춘기 아이들인데 내가 너무 늦게 알아차린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고등학생 아이들이 원치 않던 임신을 통해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방송하는 프로그램을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게 되었다.
뉴스 통계에 따르면 어린아이들 첫 성 경험 평균 나이가 14세라고 한다. 그 뉴스를 접했을 때 충격이었다. 못하게 한다고 해서 안 하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피임법을 알려줘야 할 것 같지만 솔직히 그것도 성인 이후 얘기하고 생각했다. 그냥 미성년자는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혹시 모르니 피임법을 알려줘야 할까 고민은 된다. 고등학생 아이들이 임신하고 출산해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보고 있으니 내 속에서는 열통이 터지는데 같이 보고 있는 아들, 딸은 마냥 웃으며 시청하고 있다. 아이들 생각이 궁금했다.
“티브이 속에 나오는 고등학생 엄마, 아빠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니?”
“그냥 연애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요”
“왜?”
“연애하니깐 벌어지는 일이니깐요 안 만들면 되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사귈 수도 있잖아”
“적당한 선을 지켜서 만나야죠” 적당한 선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했다.
“그 적당한 선이 어디까지일까??”
“딱 손잡는 것까지요”
“정말!!!” 아직은 걱정을 안 해도 될 듯싶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걱정이 많이 된다.” 아직 벌어지지도 않을 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이들이 자기 몸을 잘 알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선을 지켜줬으면 한다. 출산, 육아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호기심에 관계만 덜컥 맺고 임신해서 부모한테 말하고 지우자니 무섭고 일단 책임지자는 하는데 뭘 알고서 책임진다고 하는 건지 부모란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는 대충이라도 상상하고서 저렇게 사는 건지 솔직히 이해 불가다.
대한민국 성교육이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속만 자꾸 터졌다. 그 애들 부모는 오죽할까 싶다. 무조건 책임지겠다 낳아 키우겠지만 이 옳은 선택인 게 아니라 생각하는데 그냥 철딱서니 없고 생각 없다고 밖에 안 보였다. 보면서 고등학생일 때 애 낳지 마라 애 낳으면 이렇게 된다고 는 걸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아이들도 보면서 사고 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세상이 녹록지 않은데 부모 힘 빌리고 내 아이에게 성교육을 잘 가르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또 다른 면에서는 성교육 부분도 있어 방송의 순기능도 있는 것 같고 생각지 못했던 난관들을 생중계로 보여줘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은 생각도 했다. 나조차도 결혼하기 전엔 환상이 있었다. 행복하게 둘이 알콩달콩 같이 장보고 같이 저녁 만들어 먹고, 마냥 행복할 줄로만 알았다. 현실을 경험하기 전에는 말이다.
당장 필요한 물건을 본인 힘으로 사기 힘든 게 미성년자들의 현실이다. 고등학생 임신에 대한 부모 세대는 안 좋게 볼 수 있고, 좋게 받아줄 가정이 또 몇이나 될까? 부모가 아무리 조심시켜도 나가서 뭘 하고 다니는지 모르니깐 그럴까 봐 더 아이를 제재하게 된다. 요즘 MZ 세대 아이들 생각은 우리 세대와는 또 다르다. 아이를 낳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떤 일까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떤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부모 세대는 열린마음을 가지고 성교육도 잘 공부하고 잘 가르쳐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