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 모르는 사람과 소통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중학생 된 이후로 스마트폰이 생겼다. 책도 많이 읽지만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로 틈틈이 웹툰에 더 관심이 생겨 매일 보는 듯 했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소설책보다는 만화책이 더 재미가 있었기에 나도 어릴 적 만화책을 많이 읽었다. 다음편 만화책을 목 빠져라 기다려 본 적도 있고, 다음편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매일 서점에 들러 책이 도착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다음 편을 읽기 위해 한두 달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돈이 없을 때는 만화책방에서 대여해서 보기도 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봤던 책들이 주는 매력이 있었다.
지금은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나는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더 가독성이 있어 더 선호하는 편이라 웹툰을 보지 않는다. 남편은 웹툰이나 웹소설을 매일 읽는 편이다. 왜 읽느냐는 질문에 남편은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한다. 내가 드라마 주인공의 잘생김을 보고 좋아하며 하루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듯 남편은 재미로 웹툰을 읽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기고 좋아하는 웹소설, 웹툰 캐릭터가 생겨 그 세상 속에 빠져있다. 나도 어릴 때 좋아하는 연예인 좋아하는 노래가 있었기에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요즘은 너무 개방적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 웹소설이나 웹툰 팬카페까지 가입해서 활동하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라는 아이와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랐다.
나도 인터넷 친구들 “인친”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지내지만, 아이가 그런 ‘인친’들과 소통한다며 문자까지 주고받는 것을 보니 판단력이 성인과 다른 청소년이기에 더 불안한 마음이다.
나도 어릴 때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었다. 매일 노래를 듣고 포스터를 벽 전체에 도배하기도 했다. 같은 잡지를 두 권을 사 한 권은 비닐을 뜯지도 않고 보관하기도 했다. 엄마가 이 정도로 팬심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모른다. 그때는 그래도 인터넷상으로 소통하는 것은 없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보는 것이 전부였다. 소통이라고 하면 라디오 사연을 보내는 정도였다.
뉴스를 통해 많은 안 좋은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나쁜 일이 생기지도 않았는데 걱정이 또 상상되어 아이에게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에 관해 얘기 하곤 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왜 걱정하는지에 대해 별로 반응이 없고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아이는 점점 인터넷 사용 범위가 넓어져 갔다. 페북은 허용하지도 않았는데 시작한 것 같고 나에게는 비밀인 듯했다. 지금 그게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다. 어떻게든 웹상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소통하고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이고 어떻게 보면 나름 괜찮았다가도 워낙 웹상에서 위험한 일들이 많이 발생하니 걱정을 안 할 수 가 없다.
요즘 세대 아이들은 우리 때와 다르게 웹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그냥 일상인 건지 알 수가 없으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물론 안 좋은 뉴스가 나올 때마다 아이에게 이런 사건들이 있으니 인터넷상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만 이미 그 속에 들어가 있는 아이는 그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다 믿는 눈치다. 맘 같아서는 다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그러면 또 잔소리하고 몰래 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존중을 해 주되 절제시켜야 하지만 그 허용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해서는 안 되는 기준을 정해서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아이는 과연 그 선을 지킬 것인지도 의문이다. 절대 개인정보 알려주는 건 안 되고 몸 사진 같은 거 보내달라는 사람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알려주는데 아이는 ‘왜 그런 일이 생기냐면’ 콧방귀를 낀다. 실질적인 범죄사례를 통해 아이에게 주의시키긴 했지만 겪어 본 일이 아니니 또 잔소리로만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늘 옆에는 엄마가 있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다 괜찮으니까 어떤 일이라도 얘기해 달라고 했다. 이 또한 믿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고, 옆에서 잘 지켜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