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고싶은오리 Oct 22. 2023

교육의 현실

한국에서 밥 먹고 살려면 남들 만큼은 공부해야 한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늘 ‘다른 아이와의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다른 아이는 이가 빨리 나는데 내 아이는 왜 아직 나지 않는지’ ‘다른 아이는 말을 빨리 시작했는데 왜 내 아이는 아직이지’ 그런 사소한 비교에서 엄마들의 경쟁이 시작된다. 엄마의 불안이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도 못 한 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리부터 교육한다. 예전과 다르게 자녀의 수가 줄면서 하나뿐인 내 아이가 무엇이든 더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사교육 시장의 형성을 더욱 활성화했다. 맘껏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부모의 욕심으로 네모난 틀 안에 가둬버렸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기에 더 많은 교육환경 속에 얽매여 아이들을 구속하고 있다.      


조기 교육활동 중에 영어 수학 한글 등의 교육과 음악 미술 체육 예체능 활동으로 구분된다. 유럽 같은 다른 나라에서는 예체능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학습에 대한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아이가 초등저학년 때는 예체능 위주로 사교육을 시켰다. 아이가 초등 4학년이 되면서부터 공부하는 학습지를 시키기 시작했고,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영어는 필수로 시켰다. 아마 내가 시키는 사교육은 다른 부모들에 비해 적게 시키는 상황에 해당 된다. 보통의 아이들은 영어, 수학 학원은 당연하고 예체능 학원도 1~2개는 기본으로 보내고 있었다.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논술학원, 과학학원이 추가로 더 늘어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학교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또다시 학원으로 돌다보면 저녁 6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온다.

피곤할 것도 같은데 또다시 학원 과제로 (밤 10시가 되어야 아이는 쉴수 있다.)시간이 흘러 보낸다.

사교육에 짓눌러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학원을 전전하느라 아파트 놀이터는 텅텅 비어 있다. 아이들을 걱정은 어디에도 없고 사교육 시간을 줄이려는 생각은 없는 듯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시간을 사교육에 투자하고 공부를 잘해야만 하는 게 목표이다.

저학년 때부터 학원에 다닌 아이들은 수동적이고 왜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다 사춘기가 오면 엇나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 방구뽕은 무진학원 버스 운전기사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버스르 탈취해 그 안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들을 근처 야산으로 데려갔다가 미성년자 약취유인 협의로 체포된다. 빵구뽕은 아이들을 야산으로 데려가 마음껏 놀게 하는 일명 어린이 해방군 입대 식이었다. 아이들이 학원에 갇혀 아이들의 꿈이 해방임을 깨달았고 방구뽕의 진심을 납득시키려고 우영우 변호사가 노력하는 부분이 나온다. 나 역시 보면서도 과연 현실에서 저런 학원 시스템이 있을까? 실제 대치동 초등학교 아이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공부한다는 소리는 들어봤는데 학원 밖 출입도 못 하고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못 가게 할까? 과장된 부분이라 생각했다. 지방에 살고 있어 그런 시스템의 학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방구뽕의 한 행동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창 놀아야 하는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고 공부만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데도 학원을 보내는 부모의 처지도 이해가 간다. 내가 초등학교 때는 학교를 마치면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나 오징어게임 등을 하며 놀았다. 친구들과 놀면서 우정을 쌓고 자연과 함께 흙을 만지며 자랐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 마치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지만, 주의의 많은 아이가 공부하는데 우리 아이만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지고 소외될 거 같아 불안한 게 더 크다. 학원을 안 보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신문에서 봤던 내용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은 변할 수 없으니 ‘해외로 아이들을 보내는 것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학교시스템을 바꿀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런 이유에서 소수의 사람들은 공교육보다는 좀 더 아이를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선택하기도 했다. 나는 선 듯 보낼 생각은 못했다. 어린 아이를 혼자 보낼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그러다 IB교육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지역 특성상 선주사들이 많이 와 있어 국제학교와 외국인 학교가 주위에 있었다. 마침 한 곳이 IB교육 시스템을 하고 인증된 곳이 있어 상담을 했다. 아이와 의논하고 학교에는 체험학습을 주말제외 30일을 신청했고, 미인정결석 60일을 받았다. 아이에게 좋은 경험을 쌓아주고 싶었고 이것도 물론 엄마의 욕심이였다.     

 

IB 교육은 우리나라 교육과는 다르게 결과 보다는 과정 중심의 교육이고 평가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아이는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있었다. 몇 개월 다니지는 못했지만, IB 학교를 다니는 동안 아이는 배움을 즐거워했고 체험활동으로 배우는 교과과목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했고 학교 내에서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것이 좋았다. 아이는 기존에 다니는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지 않았고 IB 학교에 계속 다니기를 원했다. 


우리나라도 주입식 교육이 사라지고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국에서 밥 먹고 살려면 남들만큼은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과장 된 말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하려고 점 더 일찍 많이 배우고 익히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과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하게 하고 자유롭게 놀게 하고 싶은 마음이 늘 고민한다. 시험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부모는 두 갈래의 길에서 어떤 선택이 후회되지 않을지 가보지 않는 이상 모른다. 그러므로 시간을 버리느니 어릴 때부터 공부를 더 선택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전 05화 믿고 기다림의 끝은 있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