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를 택하는 마음, 느리게 도착하는 행복에 대하여
하루 중 가장 편안함이 스며드는 시간은 퇴근 후, 스탠드 하나를 켜두고 내가 좋아하는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아 있을 때이다. 하루에 묵은 일상의 먼지를 벗겨내고, 가장 가벼워진 몸과 마음을 조심스레 정비한 후 찾아오는 이 고요의 밤에, 나는 비로소 글을 쓴다.
브런치라는 곳에 자리하여 다시 글을 쓴 지 26일째의 밤이다. 미친 듯이 써댔다. 아주 미친 듯이. 그만큼 머리에는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가슴속에 밀려 쌓여 있는 것들을, 이유 모를 토악질을 해대는 것처럼, 시간을 잊어가는 나만의 편안함은 계속되고 있다. 언제 다시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르는 이곳도 나에게는 작은 방공호일 뿐이다.
조심스레 다른 사람들의 밤의 향연과 낮의 향연에 써 내려간 글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 발걸음이 내겐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연못에는 향기가 다른 거 같지만 익숙한 향기들이 감돌고 있었다. 언젠가 겪어 봤던, 나 역시 경험해 봤던 일들이 그들의 감각이 물드는 시간에 또 다른 언어로 자리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삶을 글로 들여다본다는 것은 잔잔한 호숫가에 앉아 있는 일이 된다. 나는 새벽을 잃어버렸다. 깊은 밤 새롭게 올라오는 모든 글들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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