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 그리고 내가 잠든 사이
타인이 쓴 소설처럼 친숙하고도 낯선 느낌의 하루가 계속이어지고 있다. 문득 나의 삶이 타인이 쓴 소설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다. 가장 간단한 죄는, 어쩌면 가장 무거운 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물들고 있는 밤. 자신이 지은 죄를 스스로 모른 척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은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의 태도에 가까워 졌다. 세상에는 많은 죄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죄는 자신의 죄를 죄라 여기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수많은 작은 죄를 쌓아가며 살아간다. 그 죄의 목록을 세어보려 하면 손가락이 모자라고, 마음이 먼저 지쳐버린다. 겨울의 새벽, 긴 잠에서 헤매다 겨우 눈을 떴다. 창밖은 아직 어둠 속에 있었고, 차가운 바람이 사방에 돌아다니며 세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창문 틈으로 스며들자, 하루 종일 쌓였던 마음의 열기가 잠시 식는 듯했다. 가끔 이렇게 세상과 단절된 듯 깊은 잠을 잘 때,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편안하고 가장 사람다워진다. 깊이가 가득한 어둠의 밤은 세상도 조용히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다.
무료함을 이기는 방법은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쓸고 닦고, 정리하고, 씻고, 그렇게 하루의 흔적들을 지워낼 때, 내 앞에는 늘 하얀 책상이 놓인다. 목욕 뒤에 마시는 커피 한 잔. 그것은 마치 겨울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내게 다가온 따스한 손길과도 같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