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행복한 죽음'을 읽는 깊은 새벽
삼청동을 걸을 때면 꼭 들리게 되는 곳은 미술관이었다. 아주 오래된 습관처럼 이어지고 있는 방문이었다. 사람이 많아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면서 들린 미술관에는 역시나 사람이 가득했다. 몇 번의 발걸음을 돌리고, 한 참이 지나서야 들려본 아침나절의 미술관을 수놓는 조각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Ron Mueck (론 뮤엑) 작가의 전시였다.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가 서울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한쪽 벽에 쌓여 있는 하얀 해골들이었다. 사람이 태어나 겪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마치 순간순간의 사진처럼 조각을 하고 마지막 순간은 어차피 사람은 죽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 백골 조각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행히 사람을 피해 찍은 사진 한 장이 잘 담겨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이 제일 좋았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태어나 많은 이야기들을 담게 되는 기억이라는 메모리에 담긴 것이 사람들이 다르다지만 비슷한 인생을 살아가다가 그렇게 죽게 된다는 스토리처럼 론 뮤엑은 작품을 조각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듣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미술을 하고 있는 세상의 작가들도 자신의 삶의 여정에서 영감을 얻고 그렇게 전시를 하여 호응을 얻고 자신의 삶에 서사를 전달하는 자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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