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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투쟁 아카사카의 거리

고요한 투쟁의 거리

by 구시안


아카사카. 도쿄를 찾았다




아카사카.

이 네 글자는 마치 빛나는 유리 조각처럼 도시에 흩어져 있는 시간들을 한데 모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느낌을 준다. 도쿄의 화려함 속에서도 아카사카는 조금 다르다. 번화가의 수많은 동네 중 하나이지만, 그 공기에는 묘한 고요와 긴장이 함께 흐른다. 낮에는 정갈한 골목과 사무실이 얽혀 도시의 단정한 얼굴을 보여주고, 밤이 되면 네온사인이 깊은 물 속에서 피어오르는 빛처럼 차분히 흔들린다.



아카사카의 길을 걷다 보면, 한때 누군가의 삶이 머물렀던 흔적들이 여기저기 배어 있다.

작은 이자카야 앞에 쌓인 맥주의 향, 오래된 호텔 로비를 가득 채운 카펫의 색감, 그리고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걸음 속에서 저마다의 마음속 이야기가 스치듯 지나간다. 낯선 도시임에도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카사카가 사람들의 시간을 부드럽게 받아내는 공간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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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감정과 쉽게 합의된 문장들 사이를 기록합니다. 빠른 공감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내면을 중요시 여기며 글을 씁니다. 브런치 54일째 거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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