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불안의 그림자를 껴안는 일,
그것이 어쩌면,
나를 가장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불안은 늘 조용히 다가온다.
그것은 새벽의 안개처럼
조용히 스며든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심장이 빨라지고,
하루의 리듬이 흐트러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말한다.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불안은 단순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불안은 나쁜 감정이 아니다.
그건 나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마음의 본능 같은 것이다.
불안이 없었다면
나는 미리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고,
실패를 피하려 애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안이 있었기에,
나는 늘 경계했고
그 덕분에 나 자신을 조금 더 지켜낼 수 있었다.
그 불안이 나를 지키는 것을 넘어
묶어두는 순간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불안이 내 발목을 무거운 쇠사슬로 묶어
나를 잡을 때,
나는 내가 만들어낸 그림자에 갇혀버린다.
그림자는 나의 일부다.
지워야 할 존재가 아니라,
이해해야 할 존재.
불안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 그림자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본다.
괜찮아, 네가 나를 지키려는 걸 알아.
그렇게 말하면 신기하게도
불안은 조금 누그러진다.
불안을 없애는 방법은
그것을 없애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인정하고,
곁에 두는 것.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삶에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불안은
나를 감싸며 속삭인다.
조심해, 다시 생각해 봐.
그건 나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나를 이끄는 신호다.
불안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미래를 두려워할 만큼
아직 꿈이 남아 있다는 뜻을 전하려는
또 다른 나의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