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일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수밖에 없는 선택은 언제나 선택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오히려 어느 곳엔가 심어지면, 어쩔 수 없는 중력의 힘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뿌리를 뻗어야 하는 것에 가까운 것이었으니까. 떨어지는 사과가 “떨어지지 않겠다”라고 말할 수 없듯, 나는 선택한 그 자리에 서 있었고, 땅은 이미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싫든 좋든 뿌리를 내리라고.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처음에는 발바닥이 간질거렸다. 흙 속에서 무언가가 나를 부르는 느낌. 이름을 부르지 않고, 요구하지도 않으며, 다만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한 확신. 잘 해낼 수 있다는 용기. 도시는 선택지를 약속했지만, 그 약속들은 모두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다. 쉽지 않은 뿌리내리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회라는 구조의 이름표를 달고.
잡으려 하면 손이 통과했고, 통과한 손에는 아무 냄새도 남지 않았다. 나는 떠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동이 곧 자유라고, 뿌리 없는 삶이 더 정직하다고. 그러나 걷는 동안에도 발걸음은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되돌려주었다.
“너는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 그 선택이 너의 진정한 선택이었는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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